Bad Thoughts, 2025
인스타에서 쇼츠 하나를 봤다. 카페에서 손님이 수차례 주문을 확인하며 제대로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는데,
결국 직원이 이상한 음료를 만들어버리고 카페가 말 그대로 범죄 현장이 되어버리는 내용이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못된 생각들>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물이었다. 톰 세구라라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미국에서 유명한 스탠딩 코미디언인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이 사람이 나오는 콘텐츠들이 많은 것 같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일단 이 작품부터 보고 찾아보면 될 듯.
정말 못된 생각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이다. 에피소드 제목들이자 에피소드의 주제는 일, 성공, 가족, 사랑, 소통, 건강 등 굉장히 본편적이고 심플하다. 그에 반해 내용들은 대부분이 화장실, 섹스 코미디다.
자신의 일에 철두철미한 킬러가 바지에 똥을 싸게 되는 에피부터 (근데 똥을 진짜 리얼하게 보여준다..) 헬스장을 다니면서 특정 부위가 비이상적으로 커지는 에피까지 심심풀이 농담들을 말 그대로 뇌절의 끝까지 밀어붙인다.
감동, 교훈 같은 것에 대한 욕심도 없고 솔직히 풍자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못되게 극한까지 가보는 것이다.
톰세구라가 거의 모든 에피에 직접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팬들이라면 좋아할 수도 있겠다.
국내 정서상 약간 불편할 수도 있나 싶지만 솔직히 수위 때문에 불편한 것보단 그냥 뇌절 때문에 취향이 안 맞아서 불편한 것이 더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국내정서상이라는 말도 취소다. 이건 국가 정서상이 아니라 취향의 문제다. 화장실, 섹스 코미디라고 다 재밌는 것은 아니니.
결국 이 시리즈물을 보게 만들었던 카페 에피소드가 가장 풍자적이면서 소소하게 기억에 남는 편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화장실 코미디를 표방하는 만큼 기억에 남지 않고 휘발되어버린다.
시나리오를 쓸 때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어떤 장르든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때론 여러모로 걱정이 되니까 그 선을 넘지는 않은데 가끔 선을 넘어보는 것도 도전이고 그 과정에서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못된 생각들>은 그 과정 속에서 나온 좋은 결과물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