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돈이 깡패

파트 4. 다시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

by 무연

<챕터 14. 나는 왜 여전히 책을 믿는가>

나는 여전히 책을 읽는다.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모두가 요약본과 하이라이트를 원하지만,
나는 느릿하게, 한 장 한 장 넘기는 걸 좋아한다.

책을 읽는다는 건,
한 사람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그 사람의 시간과 침묵과 사유가 응축된 문장을
내 호흡으로 다시 살아보는 일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요즘 누가 책 읽어? 영상으로 다 나오는데.”

맞는 말이다.
정보만 필요하다면 굳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는 정보를 위해 책을 읽지 않는다.

나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세상을 더 오래 바라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나 혼자가 아니다.
어떤 이의 생, 고통, 깨달음이
조용히 내 안으로 흘러들어온다.

책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떤 날엔 위로가 되었고,
어떤 날엔 반성의 거울이 되었으며,
어떤 날엔 그냥 나를 울게 했다.

그런 책들을 만나면서,
나는 더 좋은 사람이고 싶어졌다.

책은 내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너도 네 이야기를 써.
이건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야.
살아내는 사람은 모두, 하나의 책이 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쓴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책이 되고 싶어서.

생각이 흔들릴 때,
마음이 텅 비었을 때,
나는 여전히 책을 믿는다.

그리고 그런 내가,
조금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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