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꿈 his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에오 낌 Dec 22. 2021

돈이 없지, 꿈이 없냐?(3)

세계 최초 스페인 정규리그 한국인 축구단 구단주 스토리- QUM.FC

3화. "묻고 '떠블'로 가!!"

 

유명한 한국영화의 대사다. 

 

'루벤'과의 저녁식사를 마치고 걸어서 1분밖에 안 걸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밤 12시가 넘기를 기다렸다. 왜냐하면 스페인과 한국의 시차가 8시간이 나기 때문에(한국의 해가 8시간 먼저 뜬다.) 스페인에서 자정이 넘어야 한국에서 아내가 아침에 일어날 시간에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내와는 스페인에서 주로 사용하는 '왓츠앱(whatsapp)'이라는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를 사용하여 음성통화를 하였고 자정이 지났을 때 통화를 시도했다.

 

뚜~~ 뚜~~

 

약간 떨렸다.

 

어~~ 아직 안 자고 뭐해?

 

아내가 시차 계산을 해서인지 첫마디로 물어본다.

 

어~~ 일어났어?  잠도 안 오고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서... 아주 기가 막힌 사업 아이템이 있는데 당신한테 말해줄라고 그랬지~

 

괜스레 애교를 떨었다. 그리고 아내가 대답한다.

 

뭔데?

 

나는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100미터 달리기 출발선에서 기다리다가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냅다 뛰쳐나가는 초등학생 마냥 아내에게 '루벤'과 있었던 일들을 '따다다다다다다~~' 말하기 시작했다.

 

응... 응.

 

아내는 내 말에 중간중간 대답해 가며 끝까지 들었다. 그리고 물었다.

 

근데, 돈은?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계산해 봤어?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대강 계산을 해보긴 했었다.

 

어. 해봤는데 한 시즌에 1억 몇천 정도 들겠던데?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이 금액은 택도 없는 금액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아내는 다시 물었다.

 

돈은 어떻게 할 건데? 돈 있어?

 

돈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다 계획이 있었다.' 흐흐

 

이게~ 구단 설립하면 내년 시즌부터(2017/2018 시즌) 참가할 수 있으니까 아직 1년 넘게 시간이 있어. 그 안에 돈을 벌면 되고, 또 이 런 일은 스페인에서 없었던 일이라 화제가 될 것 같은데... 내가 스페인에 있는 한국 대기업 현지법인에 이 계획을 ppt로 만들어서 돌리면 분명 스폰서를 하겠다는 회사가 있을 거야. 그리고 대사관에서도 알면 좀 도와줄 것 같은데? 그리고 한국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 회사에도 '스폰서 제안서'를 보내서 큰돈 들이지 않고 유럽에서 자기 회사를 '브랜딩' 할 수 있다는 좋은 기회라고 어필할 수도 있잖아.

 

그래. 그럼 구체적으로 한번 해보자.

 

엥?? 이걸 이렇게 쉽게 받는다고?

이 당시 나는 스페인에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일이 잘 성사되지 않아서 수입이 없었다.

아내는 이른바 '사' 자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공인 회계사'

보통 '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디테일하고 깐깐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 나는 다른 '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는 알지 못한다. 만약, 디테일하고 깐깐해야 그 직업이 맞다면 적어도 내 아내는 직업선택을 잘 못 했다고 할 수도 있다.(본인은 성격에 맞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하지만 이 사업은 그렇게 해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걸 나도 그리고 아내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걸 받는다고? 나중에 아내에게 그때 이야기를 물어본 적이 있다. 왜 반대하지 않고 그렇게 쉽게 허락했냐고...

아내의 대답은, 의미 있는 큰 사업이라고 생각했고 나를 믿었다고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리그가 시작되는 1년 후 까지는 1억 정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했다. 그 걸로 일단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때까지 그 돈을 만져볼 수 없었다...)

 

부부란 서로 마주 보고 서있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서 한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삶에 '의미' 있는 일을 해본다.... 라...
당시 김포시장이신 '유영록' 시장님(가운데)과 함께 코칭 스텝과의 기념사진(왼쪽에서 두 번째 여성이 아내이다.)

부부가 완전히 같거나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다는 건 절대적 지위에 있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축복을 담은 손길이 머리를 쓰다듬은 것과 같을 것이다. 

한마디로 완전 '대~~ 박!!??'


이렇게, 남들이 볼 때는 대책 없이 용감한(?) 한쌍의 부부가, 이 일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고야 말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이 없지, 꿈이 없냐?(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