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업상담사로서 나를 알리기 시작한 지도 벌써 9개월 차다. 처음엔 단순히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블로그와 유튜브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일으켰고, 주변에서 내 영상을 보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이야기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밀려왔다.
나는 아직 부족한 30살의 청년일 뿐인데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까 봐 걱정이 되다가도 그냥 나는 내 길을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플랫폼을 통해 나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 목적도 달성했지만,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내심 걱정도 된다. 제일 걱정이 되는 건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에 환상을 갖고 시작했다가 자신들이 생각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에 실망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진짜 우리가 선망하는 직업들 역시 나와 맞지 않으면 금방 질리고 그만두게 된다. 요즘 공무원/공기업/대기업으로 입직한 사람들이 금방 퇴사를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하지만 직업상담사란 직업은 조건도 근무환경도 좋지 않다. 나는 정말 그 외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내적으로 채울 수 있는 직업인 직업상담사를 선택했다. 이 모든 선택은 6년 동안 거쳐 온 직업상담사로서의 고난과 역경, 어려움, 자괴감 등 부정적 감정들로부터 이겨낸 결과였다.
나는 선택지가 없었다. 세계적 연구원이라는 꿈을 놓고 선택한 내 직업이기에 더욱더 치열하게 정상에 올라가고 싶었다. 경력을 쌓아서 대학교 강단에 서겠다는 꿈을 꾸었던 24살에 청년은 그 꿈을 이뤄버리고 어느덧 당당한 7년 차 직업상담사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청년들과 이야기 나누고, 현직 직업상담사들을 모으겠다고 설쳐대고 있다.
나는 30살 전에 뭔가 될 줄 알았다. 뭐가 되긴 되었다. 가치를 전달하는 직업상담사 나니쌤이라는 3초의 이 문구로 사람들에게 직업상담사를 알리고 있다. 걱정하지 말고 설레고만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 말 한마디로 꿈을 키웠다는 사람들, 꿈을 키워서 입직했지만 현실에 부딪혀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 나의 호의를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여전히 변화가 없는 이 시장의 문제점, 그리고 여전히 이 직업에 대한 고민을 갖는 나 자신 등이 무작정 설렐 순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매일 걱정하고 살 수 없으니, 난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싶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이 직업을 아직 반도 모르는 나는 6년 동안 열심히 반을 채워왔다. 그래서 입직 후 어려움을 겪는 신입 직업상담사들의 마음을 수천 번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쌓여 나를 변화시킨다면 몇 년 후 스스로 성장하여 뭔가가 되어 있음을 잊지 않고 버텨주길 바란다. 정말 내가 직업상담사가 맞는 직업인지, 이 직업으로 내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지, 재지 말고 계산 말고, 앞에 보이는 어려움만 생각하지 말고, 버티다 힘들면 다른 방식으로 직업상담사에 대해 알아가면 된다. 나도 힘들고 더러워서 6번의 이직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은 이것이다. 그래서 만족한다.
그 대신, 내가 하고 싶은 직업상담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는 늘 고민하고 성장하길 바란다. 진짜 쉬운 일 하나 없다는 걸 나는 엄마 품을 떠난 20살에 알게 되었다. 지금도 쉬운 일이 하나 없다. 여전히 상담은 어렵고, 강의 준비도, 강의도, 담당자를 만나는 일도 다 힘들지만, 나는 돈을 벌어야 하고 나의 직업에서 자아실현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일을 놓을 수 없고, 수천 번을 흔들리더라도 아니 수만 번이 흔들려도
나는 흔들렸지만 넘어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직업상담사 10년 차가 되는 33살엔 진짜 어떻게 성장하였을지 너무나 궁금하고 설레어지는 오늘이다. 그 설렘을 위해 나는 직업상담사로 오늘도 살아가고 내일도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