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또 아침이다.
휴대폰 알람이 온몸을 관통하는 듯 울려 퍼진다.
그 소리는 마치 내 안 깊은 곳을 갈가리 찢는 칼날 같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알람을 끄지만,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음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어두운 방 안,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조차
내게는 차갑고 먼 빛으로만 느껴진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조차 무겁다.
가벼운 하루의 시작이어야 할 이 순간이
내겐 언제나 전쟁터와도 같았다.
나는 그날도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은 낯설기만 했다.
희미한 눈동자, 힘없이 처진 입술,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
나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기엔 나는 너무 약했다.
카메라 렌즈를 마주하는 일은
마치 나 자신을 해체하는 것과 같았다.
그 셔터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내 안의 불안과 초조가 솟구쳤다.
사진 속 나는 무너지고 있었고,
나는 그 모습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왜 나는 이렇게 됐을까.
왜 나는 이 무기력한 나를 버리지 못할까.
왜 내 안의 어둠은 점점 깊어만 가는 걸까.
세상은 계속해서 나에게 소리친다.
“포기하지 마!”
“꿈을 향해 달려가!”
“넌 할 수 있어!”
하지만 그 말들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선
차갑고 무력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나는 꿈이 없었다.
어쩌면, 꿈을 가져본 적조차 없었다.
노력해도 결과는 없었다.
포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엔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유일하게 찾은 도피처는
빛나는 유튜브 속 자수성가 연예인들이었다.
그들은 빛났다.
모두가 알았고, 그 빛은 너무 찬란했다.
그 찬란한 빛을 보며 나는 가끔 숨이 막혔다.
그들과 나는 다르다는 사실이
가슴을 조여왔다.
그들의 삶은 무대였고,
내 삶은 늘 뒷골목 같은 어두운 골목이었다.
나는 거기서 길을 잃었다.
내일이라는 시간은,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오면 나는 또다시 무너질 것이고,
내일은 또 다른 실패와 절망을 가져올 것이다.
나는 밤마다 공허 속에서 헤매었다.
숨을 쉬기조차 버거웠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머릿속은 텅 비었다.
홀로 있는 방 안에서 나는 누군가를 찾았다.
그러나 나를 알아줄 이는 없었다.
나는 혼자였고,
그 외로움은 나를 잠식했다.
내 눈물은 밤새 바닥에 떨어졌고,
나는 그 눈물을 손끝으로 닦아냈다.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할까.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질까.
나는 왜 아무도 아닌 것 같을까.
그 질문이 답답하게 내 안을 가득 채웠다.
아침은 오고,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 하루를 버텨야 했고,
어떤 희망도 없이 버텨야 했다.
내일이 두려웠고,
내일이 무서웠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그 무게를 온몸으로 견뎌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