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ivia. Uyuni
우리가 그렇게 갈망하던 우유니에 도착했다.
아스팔트 바닥이 아닌 유리로 된 듯 선명하게 우리를 비춰주는 그런 우유니에...
생각보다 바닥에 물이 많았지만
투어사에서 나눠준 장화를 신고 무진장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깐 가쁜 숨을 멈춘 뒤 카메라를 꺼내고
뷰파인더를 통해 비치는 우유니를 보았다.
와... 이래서 우유니 우유니 하는구나...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에 왜 항상 우유니가 꼽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
사실 우유니에 오기 전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우유니 우유니" 노래를 불러서
오히려 나는 큰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할까봐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는 이 장면들은 내가 큰 기대를 했더라도
그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한 장면들이었다.
투어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진다는 게 정말 아까워
무작정 셔터를 눌러댔다.
혼자도 찍어보고,
같이도 찍어보고,
태극기를 들고도 찍어보고,
달려도 보고
어느덧 저기 멀리서 누군가가 가지각색의 파스텔을 들고
가장자리부터 색칠을 해가기 시작했다.
중간에서부터 시작해서 위아래로
빨강, 주황, 노랑 색들이 짙게 칠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살 연하게 칠을 하다가
점차 점차 파스텔로 꾹꾹 눌러서 칠하는지
계속해서 진해지기 시작했다.
그 부분들이 핑크색이 되었다가
진한 주황색에서 어둠이 될 때까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꿈같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너무 아름다운 순간들이었기에
눈으로 한 번 즐기고
나의 시선에서 최대한 담아내고 싶어서
셔터를 마구잡이로 갈겨댔다..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고 하는 우유니라고 흔히 얘기하지만
반대로
누구나 정말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사진작가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다.
해가 늬엇늬엇 진다...
생각보다 추운 날씨에 오들오들 떨며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갔다.
추위를 녹이면서 한 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별이 뜨니 별까지 보고 가자고 한다.
일몰 본 지 얼마 됐다고 별이라니...
장난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유니 하면 또 별이기에...
엄청난 기대를 또 품으며 몸을 천천히 녹여댔다.
그렇게 생각보다 금방 해가 지고 밖이 까~~~맣게 변해가자
우리는 슬금슬금 기어나갔다.
.
.
.
와...와.....
별이다.
머리 위에도...
우리 앞에도...
바닥 아래에도...
머리 위에는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고
끝없이 펼쳐져 있는 앞에도 별이 있었고
심지어 하늘의 별들이 반사되어 바닥까지도
온통 별로 둘러싸여 있었다.
어김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우리는 투어차 지붕에 올라가 벌러덩 누워버렸다.
lost stars
별 보러 가자
요런 비스무리한 갬성갬성한 노래가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고
우리는 말없이 하늘을 보며 그 순간을 온몸으로 느꼈다.
내 숨이 지금 여기서 쉬어지고 있다는 거에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이대로 초침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한 거 같다.
그렇게 우리의 아름답고 완벽한 투어는 끝이 났고
내일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스타투어를 기대하며 돌아갔다.
우유니는 어마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