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목사들이 노동의 고단함을 알기나 할까?

꿈꾸는 예수쟁이

by 나신하

가장 위대한 선교사였던 사도 바울은 천막 만드는 노동자였다. 성도들의 피·땀·눈물 어린 헌금을 받아먹고사는 전업 종교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다른 선교자들에게 자신 같은 자비량 선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개인의 결단과 헌신의 선택에 맡긴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전업 종교인들이 사도 바울의 교리는 신줏단지 모시듯 떠받들며 강조하면서 왜 사도 바울이 보여 준 자비량 선교의 삶은 한결같이 외면하는지 의문이다.


사회적 양심과 도덕을 강조한 유명 목사조차 목사가 돈벌이로 직업을 가지면 큰일 나는 것처럼 설교하는 것을 들었다. 노동은 갑남을녀 세상 사람들이나 하는 하찮은 일이고 목사 일은 노동의 떠받침을 받은 고귀한 일이라는 것인가? 목사를 신줏단지 모시듯 떠받드는 성도들이 따박따박 갖다 바치는 헌금이나 십일조 따위로 생계 걱정도 노후 걱정도 없이 지내는 목사들이 도대체 밥벌이 노동의 고단함을 알기나 할까? 성도들의 헌금으로 자식들 교육을 시키고 직업까지 마련해 주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목사들이 밥벌이 노동자 성도들의 고뇌와 슬픔을 제대로 이해하기나 할까? 성도들의 헌금은 교회 공동체 유지와 선교·봉사에 사용하라고 위탁한 것인데, 이것을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 부귀영화와 세습을 위한 도구로 여긴다면, 그것이야말로 헌물과 십일조를 도둑질하는 것이 아닌가?


사도 바울은 자비량 선교가 유일한 길이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물론 헌금으로만 먹고사는 전업 목회가 유일한 길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리고 믿음의 분량에 따라 선택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전업목사들이라고 하면, 노동의 수고로움과 고단함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성도들이 헌금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 돈을 자신 마음대로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그는 '하나님의 종'을 참칭 하는 '사탄의 종'이 아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기지 못한다고 설교하면서도 헌금 걷기, 교회 규모 키우기, 자식에게 교회 물려주기에 진심인 목사들이 창궐하고 있다. 노동을 하찮게 여기고 노동조합을 빨갱이 취급하는 목사들이 창궐하고 있다. 그런 목사들을 신줏단지 모시듯 떠받드는 예수쟁이 참칭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 개신교의 기괴한 모습이다. 개신교에 대한 국민 신뢰가 추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예수께서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따르되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하셨다. 지금 종교 지도자를 참칭 하는 전업 목사들이 귀담아듣고 회개해야 한다고 촉구하면 지나친 일인가?


노동의 눈물겨움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목사들이 몇이나 될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무조건 사도 바울 같은 자비량 목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목사들이 밥벌이 노동의 고단함을 영혼으로 이해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노동을 멸시하는 목사들에게 강권하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쿠팡 물류센터에서 철야 노동을 해보기 바란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해보기 바란다. 사도 바울이 무슨 마음으로 자비량 선교사의 삶을 살았는지 깨닫기 바란다.


​첨언. 이런 말을 첨부하지 아니하면 모든 목사들이 발끈할 것이니, 덧붙인다. 모든 목사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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