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널 살린 게 아니라 네가 날 살린 거야 <5>

놀라움의 연속, 그리고 첫나들이, 그리고 시련,,

by 칠십팔수

집안을 본 순간 진짜 진짜 믿을 수 없게도 너무나도 멀쩡했다. 어젯밤, 오전, 그리고 오후까지 칠십팔 수는 생각을 한다고 까지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본능적으로' 아무거나 건드리다가는 굶기 십상이다'라고 생각을 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어떻게 진짜 강아지가 이렇게 얌전하게 아무것도 안 건드릴 수가 있지? 이거 실화인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줌을 찔끔찔끔 흘리며 바짝 엎드려 이륙이라도 하려는 듯한 꼬리를 돌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칠십팔 수를 나는 끌어올려 안았다. 역시나 녀석의 혀는 나의 얼굴을 가만히 두질 않았다. 그렇게 녀석을 끌어안고 녀석의 흔적들을 확인 하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대변은 없었고 소변만 한 번 작은방에 누고 별다른 흔적이 없었다. 너무나도 기특하고 영리해 내가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게 소변을 휴지로 흡수하고 물티슈로 닦아내며 입에서는 '아이고~ 잘했네 잘했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와버렸다.

그렇게 나는 얼른 방을 정리하고 칠십팔 수를 데리고 드디어 실전 산책을 하러 데리고 나갈 준비를 하였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강아지를 키운다면 로망이 있다. 산책을 하면서 녀석이 나의 말을 듣고 행동하며 함부로 이리저리 날뛰지 않고 나만 바라보고 나를 따라오는 로망~~ 이런 부푼 생각을 가지고 드디어 칠십팔 수의 첫 산책이 밥 9시에 시작되었다. 두근두근 나도 정말 긴장되었다. 옥상에서 나만 볼 수 있게 하는 훈련을 보고 따라 해보기는 했는데 정말 이게 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칠십팔 수를 데리고 나와 1층 입구 문을 열고 내려놓고 칠십팔 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칠십팔 수는 긴장을 했는지 아주 낯은 자세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행동을 보였다. 그래서 나는 일단 발걸음을 옮겨 빌라 주변을 돌기 시작했고 그러자 칠십팔 수는 호기심도 없다는 듯이 나만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주변을 킁킁 거리며 아주 빠르게 돌아다니는 칠십팔 수를 내가 잡으러 가는 것도 어느 정도 각오는 했는데 이렇게나 잘 따라온다고? 처음부터? 영상으로 보았던 그 훈련이 아주 아주 효과적이구만 이란 흐뭇한 생각을 가지고 드디어 녀석과 함께 집에서 멀어지며 걷기 시작했다. 칠십팔 수의 첫 행동을 보고는 일단 목줄을 바로 하지는 않았다. 정말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너무나도 강했다. 그래서 나는 성큼성큼 걸어 나가기 시작했고, 칠십팔 수는..... 너무나도 잘 따라왔다. 완전 대박이였다. 나의 생각대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데로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는 칠십팔 수가 난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20분을 목줄 없이 칠십팔 수는 나에게 '호기심이 무엇인가요? 먹는 것이 아니면 관심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라고 느낄 정도로 주변에는 관심도 없고 나만 졸졸 뒤따라 왔다. 일부러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을 골라 걸어가 작은 공원에 데려갔다. 그 공원은 일반 산책로 치고는 거의 끝에 있기에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서 공원에 도착했을 때는 처음으로 목줄을 채웠다.

아무리 이때까지 잘 따라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원에서는 목줄을 채워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칠십팔 수에게 목줄을 채우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는데,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동안 뒤를 잘 따라오던 칠십팔 수가 몇 걸음 가지도 않고 앉아서 버티기 시작했다. 응? 이건 뭐지? 그동안 잘 따라왔는데 목줄을 했다고 몇 걸음 가지도 않고 버틴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잘 따라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티는 칠십팔 수를 바라보며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이리 오라며 주머니에 있는 사료를 꺼내어 보였고 그때서야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와 손의 냄새를 맡고는 샤료를 빠르게 먹었다. 사료를 다 먹은 칠십팔 수를 보고 나는 나 역시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려 다시 걷기 시작했고 그러자 칠십팔 수는 얌전히 손에 느꺼지는 목줄의 느슨함을 느끼며 다시 걷기 시작했지만 또 얼마 가지 않아 버티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왜 버티는 거지? 난 진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앞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였고 가다가 앉고 가다가 앉고를 몇 번 반복하면서 천천히 밤의 공원로의 산책길을 거닐고 있는데 나의 좌측 45 시야에 큰 강아지를 데리고 있는 부부인듯한 사람을 발견하는데 나는 일부러 조금 천천히 그리고 그 시야에서 멀어지는 코스를 선택하여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느덧 나의 왼쪽 편 어깨에서 일직선상이 되었고 그 부부와 큰 강아지 역시 별다른 반응은 하질 않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칠십팔 수가 그 부부와 강아지를 보고 우렁차게 짖기 시작했다!!!

2미터가 조금 되지 않는 목줄은 팽팽해졌고 칠십팔 수는 '이 목줄만 아니면 넌 혼나는 거야'라고 하듯이 앞발을 들어 올리며 우렁차게 짖어대며 달려들 기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당황하며 그 부부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리며 칠십팔 수를 진정시키려 해 보았지만 칠십팔 수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나 다른 강아지에게 공격성을 보인다고? 같이 걸어올 때 만난 집에 묶여 강아지들이 짖을 땐 반응도 없던 녀석이? 지금 목줄을 채웠다고 용감해 진건가? 허 요 당돌한 녀 석보 게'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그 부부에게 사과하고 괜히 칠십팔 수를 혼내는 듯한 목소리로 그만 그만 이라며 목에 힘주어 말하며 결국에는 나의 품에 안아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 품에 안긴 칧십팔수는 그래도 그 강아지 쪽을 쳐다보면서 목을 빳빳이 들어 주시하는데 내가 다 긴장되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았던 철문 사이의 두 마리 개가 생각났다. 두 강아지는 철문 사이에서 서로 잡아먹을 듯이 짖어 대고 으르렁 거리다 철문을 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서로를 고개를 돌려 외면하다가 다시 철문이 닫히니 으르렁 거리며 짖어대는 아주 웃긴 상황을 보았던 게 기억났다.

칠십팔 수도 목줄이라는 것에 용기라도 백배 생긴 것일까? 그렇게 난 칠십팔 수의 행동이 웃겼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거는 어떻게 고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연신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라며 사과를 하고 칠십팔 수를 들어 안아 가던 길을 가려하였는데.... 그런데 갑자기,,,,

작가의 이전글난 널 살린 게 아니라 네가 날 살린 거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