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풍요 뒤의 허기, 참을 수 없는 졸음
점심으로 짜장면 한 그릇이나 흰 쌀밥을 든든히 먹고 난 뒤, 우리는 묘한 무력감에 빠집니다. 누구나 겪는 가벼운 식곤증이라기엔 그 무게가 너무 무겁습니다. 눈을 뜨고 있기조차 힘든, 마치 전원이 꺼지듯 밀려오는 참을 수 없는 졸음은 '식곤증’이라는 말로 가볍게 넘길 수준이 아닙니다. 분명 배불리 먹었는데, 불과 두세 시간만 지나면 ‘입이 심심해지면서’ 마치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처럼 다시 허기가 밀려옵니다.
이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는 항상성을 잃은 우리 몸을 무너뜨리는 조용한 흔들림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혈당 스파이크'입니다.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소화 과정 없이 핏속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 혈당은 단숨에 폭발적으로 치솟습니다. 이에 당황한 우리 몸은 혈당을 낮추려 애를 씁니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즉각 세포의 문을 열어 혈당을 완만하게 조절하겠지만,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무뎌져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양으로는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혈당이 떨어지지 않자 뇌는 비상 상황으로 판단하고 췌장에게 더 많은 인슐린을 보내라고 명령합니다. 뒤늦게 췌장이 쏟아부은 과도한 인슐린의 압력에 못 이겨 세포의 문이 한꺼번에 열리기 시작하면, 핏속의 당은 통제를 벗어나 세포 속으로 과도하게 밀려 들어갑니다.
그 결과 혈당은 정상치보다 훨씬 낮게 곤두박질치게 됩니다. 식사 후 1시간 이내에 벌어지는 이 급격한 널뛰기 현상은, 숫자로 기록되는 공복혈당보다 훨씬 더 우리 몸에 위협적입니다.
2. 파도가 훑고 간 혈관의 상처
혈당 스파이크는 우리 혈액 속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음식을 먹자마자 당분이 핏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혈액은 순식간에 끈적해집니다. 이때 우리 몸은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인슐린을 과다 분비하여 이 당분들을 강제로 처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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