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는 시간
우리는 눈을 떠서 다시 감을 때까지 '의자에서 의자로' 이동하는 삶을 삽니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 의자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고, 좁은 차 안 운전석에 몸을 끼워 넣은 채 출근합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다시 의자로 자리를 옮겨 온종일 모니터를 마주합니다. 잠시 짬을 내어 지인을 만나도 우리가 찾는 곳은 앉아서 쉴 수 있는 카페입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해 저녁을 먹고 나면, 보상이라도 받듯 소파 깊숙이 파고들어 TV를 보며 밤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이 '앉아있음'을 휴식 혹은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지만, 대사학의 관점에서 이는 휴식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처리 시스템이 통째로 멈추는 '유예의 시간'입니다.
오후 3시, 모니터 앞에 앉아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다리가 무겁고 붓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흔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 불리는 장거리 비행 시의 신체 변화와 매우 흡사합니다.
좁은 좌석에 갇혀 몇 시간을 날아갈 때 다리가 퉁퉁 붓는 이유는 하체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는 '펌프'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혈액과 수분이 아래로 쏠리며 정체되는 이 현상은 비단 비행기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우리의 일상은 사실상 매일 서울에서 런던까지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앉는 순간, 다리 근육의 전기적 활동은 사실상 '0'에 가까워집니다.
근육이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끌어당기던 펌프도 작동을 멈춥니다. 혈당을 태워야 할 거대한 하체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혈액은 목적지를 잃고 혈관 속을 배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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