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평범한 저녁이었다.
된장찌개가 살짝 짜긴 했지만, 배달보다는 몸에 좋다고
싱거운 것보단 짠 게 더 맛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먹었다.
남편은 오늘도 나의 평범한 의견을 단단히 반박하며, 자기만의 철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맥주, 소주, 막걸리를 폭탄주로 막차가 끊기다 못해 새벽 첫차의 시작을 되레 끝으로 여기며 알코올에 몸을 푹 담근 사람이 최후로 내뱉는 토사물처럼
“지랄하네.”라는 숙취가 훅 올라왔다.
정적.
웃음이 터졌다.
“에이~ 농담 농담~ 장난 장난~” 얼버무리며 넘겼지만
속으론 묘하게 시원했다.
역시, 참으면 병이라더니…
이게 바로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라는 걸까?
하지만 곧장 반성의 타이밍이 왔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난 지금 애순을 꿈꾸는 여자니까.
요즘 <폭싹 속았수다>에 빠져 사는 나.
주변에선 관식이~ 관식이~ 아우성이지만
내 눈엔 늘 애순이다.
관식이란 남자는, 사실 애순이라는 여자가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쳐도 “그럴 수도 있지” 편들어주던 애순이처럼,
나도 우리 남편의 편이 되어줘야지 다짐했었다.
불과 며칠 전이었다.그런데 오늘 나는…
지랄하네라니...휴...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관식이 모드라며 사랑꾼 흉내를 내고 있는 내 남자에게
내일은... 조금 더 애순에 가까워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