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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Mar 13. 2023

착공 119일 차 - 2023.03.13

오늘도 현장은 바쁘게 돌아갔다. 먼저 환기배관. 패시브하우스에서의 기계환기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하수관과 간섭이 걱정되었는데 큰 무리 없이 시공되었다. 그리고 환기 도면에서 놓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1층 화장실의 디퓨저 위치이다.


수정 전 (좌), 수정 후 (우)

화장실에 환기팬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전실과 건식 세면대는 매우 가까워 굳이 회기 디퓨저가 두 개 있을 필요도 없어 하나를 화장실로 옮겼다. (사실 이미 나머지 화장실에는 모두 회기 디퓨저가 적용되어 있다) 비록 풍량은 작아도 365일 24시간 배기가 되기 때문에 화장실의 쾌적성은 더욱 증가한다.

무리한 요구임에도 본사와 현장의 팀장님까지 건축주의 마음으로 기꺼이 수정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필로티 상부에도 단열재를 붙였다. 단열재를 보 사이사이에 퍼즐 맞추듯이 정확하게 끼워 넣었다. 사실 시공하는 입장에서는 단열재를 정확히 잘라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물론 이대로 단열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노출된 보에는 200mm 단열재를 더 붙여야 한다.





설비 사장님은 오늘도 오셔서 열심히 벽매립 샤워기의 매립 부속을 설치하였다. 철근콘크리트 건물에는 정말 힘든 것 같다. 타설 과정에 미리 매립해 둘 수도 없고 (절대 불가능이다. 타설 과정에서 정확하게 수직/수평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조에서 매립수전을 사용하려면 무조건 까대기 해야 한다) 참 어려운 작업이다. 수전 가격도 비싼데 인건비도 어마어마하니 정말 큰맘 먹고 하는 거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말자.


2층 습식 화장실은 이중 배수를 적용해야 해서 트렌치 설치가 불가능한데 (트렌치를 설치할 위치도 애매하다) 안방 욕실엔 트렌치를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래저래 치수를 재고 예상되는 트렌치의 크기를 설비사장님께 알려드렸다. 아직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보니 좀 더 공정이 진행되면 그때 실측해서 발주하면 될 것 같다.




지붕 공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지붕의 단열 - 콘크리트 경사지붕을 참고하시라) "티푸스 프레임"이라는 열교차단 각파이프를 먼저 시공하고 그 사이에 글라스울 단열재를 끼워 넣을 예정이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열교를 막기 위해 지붕도 반드시 외단열을 해야 하는데 너무나 당연하게도 콘크리트 경사지붕의 평활도는 절대 매끄럽지 못하다. 실제로 내 눈으로 시공하는 과정을 보니 결코 매끄럽게 할 수가 없다는 것도 이해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탄성이 없는 비드법 단열재를 밀착하여 부착하는 것도 불가능이고 따라서 글라스울을 선택하는 게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라 생각되었다. 협회 기술자료의 내용 그대로 시공하니 건축주 입장에서도 딱히 신경 쓸 부분도 없다.





마지막으로 수평이 맞지 않는 일부 매입 복스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를 굴려보았다. 다행히 융스위치의 프레임이 생각보다 두껍고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관용성은 있더라. 벽체 전체를 까대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박스 내부 일부를 좀 도려내면 될 듯싶었다. 1구나 2구 스위치는 수평이 안 맞아도 눈에 확 띄지는 않는데 4구 스위치는 너무나도 눈에 거슬려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콘크리트 골조에 미장 마감으로 끝나다 보니 참 어렵다.


참고로 융에서 나오는 매입복스보단 국내에 호환품으로 나온 아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복스가 생각보다 견고하고 복스 내부가 넓어 배선 작업도 편하고, 특히나 요즘 IoT를 한다고 복스 내부에 릴레이 등 무언가를 많이 넣는데 융 매입 복스는 좁아서 작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전기 사장님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셨는데 지금은 정말 극찬하신다. 물론 가격은 착하지 않다.


모든 융 스위치, 로커, 프레임, 콘센트를 독일에서 직구해서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단 많은 비용을 아꼈지만 매입 복스 가격과 수평 맞추기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다신 못할 것 같다. 집이 상대적으로 넓어 콘센트나 스위치 개수가 많긴 하지만 재료비만 얼추 300만 원이 들어갔으니 말 다했다. (콘센트 60여 개, 스위치 90여 개다. 이렇게 보니 많긴 하네...)


착공 119일 차 요약

환기 배관 시공

벽체 단열재 시공 계속

매립 샤워기 부속 설치

지붕 단열 (티푸스 프레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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