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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스위치 Jan 01. 2023

마음을 쓰세요

feat. 다이어리

일기를 써 본 게 언제였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국민학교 때 방학이면 숙제로 며칠씩 밀려서 쓰던 일기가 끝이었나 보다.


글을 써 본 건 언제였더라.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기 이전에는 글이라곤 회사업무 메일이나 기안문, 가끔 아이들에게 주는 편지 정도였던듯하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어떤 사람이며, 현재는 어떻고, 앞으로는 어떨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는 우울함, 답답함, 불안함, 미안함, 고마움, 기특함, 대견함, 뿌듯함, 따뜻함, 깨달음 등의 수많은 감정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마흔이 넘어 꼭 필요한 시간을 이제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일찍 만났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그동안 감정을 꾹꾹 눌러만 놓고 모르는 척 잊은 척 외면해 왔었다. 슬퍼도 안 슬픈 척. 좋아도 별로인 척. 당황해도 태연한 척. 속상해도 쿨한 척.


뭔가 머릿속에만 맴돈 채 잡히지 않는 그 이름 모를 것들이 글을 쓰면서 정리가 되고, 또다시 글을 쓰면서 마음을 알아가는 선순환을 경험하게 되었다.


2023년을 맞이하여 일기장을 샀다.

거의 30년 만에 다시 쓰는 일기.

하루에 한 줄이라도 '나를 찾아가는 일'을 해보려고 한다.


이 일기장을 꽉 채운 2023년 12월 31일이 기대가 된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나의 마음과 감정을 잘 살피고 기록해야겠다.

너에게 갈 때까지 기다려. 12월 31일.



글을 쓰는 일은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돌아보면 내 마음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글쓰기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고, 스스로 내면을 향해 걸어 들어갈 즈음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언제나 길은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마음속에 있었다.

 - 이기주 <글의 품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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