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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기정 Oct 05. 2024

군포시민의 날

서른여섯번의 10월 7일

지난 4일 저녁 군포시민체육광장에서 진행된 제36회 군포시민의 날 기념식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있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엔 시민의 날이 있다. 군포시도 예외는 아니다. 시는 1989년 1월 정식 출범했는데, 바로 그 해 6월 조례를 통해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했다. 2010년에 편찬된 군포시사에선 10월 7일로 시민의 날을 정한 이유를 ‘시민 상호간의 친목 단합을 도모해 전래의 미풍양속을 숭상하고 애향심을 고취시켜 향토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수의 지자체들은 야외에서 각종 기념 행사를 진행하기 좋다는 이유 등으로 시민의 날을 10월로 정하는데, 군포시 역시 이 같은 고민 끝에 10월 7일을 시민의 날로 정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군포시가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를 알고 있는 분은 꼭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군포시민’ 정체성 새긴 시작점

지난 1995년 10월 7일 군포시청 대회의실에서 제7회 시민의 날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군포시 제공

모든 지자체들이 시민, 도민의 날을 운영하는 것은 각 지역 주민들의 정체성을 키우기 위한 취지다. 군포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시로 승격한 1989년 당시, 주민들로선 ‘군포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생활권도 안양시 등 인근 지자체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군포시민이라는 의식이나 자긍심을 갖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컸다.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절실했다. 그 시작점은 사실상 시민의 날 제정이었다.

군포시는 시민의 날을 10월 7일로 정한 후, 곧바로 기념 문화 행사를 추진했다. 군포시사는 시민의 날 기념 문화 행사와 관련해 ‘시 승격 초기인 만큼 애향심 고취와 지역사회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관련 행사를 개최했다. (중략) 군포시는 시라는 기초자치단체 행정단위로 승격한 첫 해인 1989년 10월에 시민의 날 기념 문화 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하거나 민간 문화 행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생겨난 여러 지역 축제들은 시민의 날을 전후해 곳곳에서 벌어졌다. 시민의 날을 기념해 시가 주관했던 문화 행사를 확대 계승해, 군포문화원이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해 온 옷내골 문화제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문화제의 일환으로 ‘군포 아가씨’를 선발하는가 하면, 시민 참여 노래 자랑 대회 등도 꾸준히 이어졌다. 중심 행사는 단연 한마음 체육대회였다. 동별로 팀을 이뤄 줄다리기 등 팀워크가 필수적인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회가 실시됐다. 체육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간 교류가 활성화되고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지난 2003년 10월 7일 군포시민의 날을 기념해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다./군포시 제공

#36번째 시민의 날

지난 4일 군포시민체육광장에서 진행된 제36회 군포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민 대상을 받은 수상자 5명이 하은호 군포시장(오른쪽 세번째)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시간은 흘러 또 다시 10월 7일, 서른여섯번째 군포시민의 날이다. 지역 발전에 공헌한 시민 5명에 시민 대상을 수여하는 기념 행사와 더불어, 각종 지역 축제를 망라한 올래축제, 한마음 체육대회 등이 4~5일 이틀에 걸쳐 실시된다.

기념 행사가 열린 지난 4일 저녁 군포시민체육광장엔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유공 시민 5명에 시민 대상을 시상하는 것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지역 발전 부문에선 김만근 광정동주민자치회장, 문화·예술 부문에선 김용하 전 군포문인협회장, 교육·체육 부문에선 박범순 (재)군포사랑장학회 이사, 효행·선행 부문에선 김성찬 군포정형외과 원장, 봉사·나눔 부문에선 서태연 군포시새마을회장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민의 날인만큼 민선 1기부터 현재 8기까지 역대 시장들도 한데 모였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도시를 가치있게 시민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약속, 다짐을 지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그 때마다 시민들께서 격려와 응원으로 결의, 각오를 다지게 했다. 그 결과 시 승격 36년째인 올해, 군포를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는 대규모 사업들이 연이어 성사됐다. 그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들을 이뤄내며 도시 가치 상승의 초석을 놓고 있다”며 “향후 군포가 수도권 중추 도시로 발전해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 2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발전하는 군포시를 위해 역량을 쏟아부을 때다. ‘나 군포 살아요’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매고 뛰겠다”고 강조했다.

드넓은 체육광장엔 남녀노소가 모두 모였다. 설레는 얼굴로 가수들의 공연을 지켜보고 하늘을 수놓은 드론들을 바라보던 이들은 나이, 직업, 사는 곳 구분 없이 그저 군포시민일 뿐이었다. 기념 음악회 전, 1부 기념 행사의 마지막은 군포시가가 장식했다. ‘길이길이 빛내자 자랑스런 우리 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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