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정성
'아침에 먹으면 금사과, 저녁에 먹으면 똥사과'라는 말은 오랫동안 전해져 오는 속담이다. 이 표현에는 어느 정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사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아침에 사과를 먹으면 장운동이 촉진되고 변비예방에도 좋은 게 사실이다. 아침에 먹는 상큼한 사과 한 알, 건강한 하루를 위한 훌륭한 시작인 셈이다.
서민들의 먹거리였던 사과가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이 많이 올랐다.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사과를 대하는 풍속도가 참 달라졌다. 사과를 살 때마다 사치품을 대하듯 가격을 비교하고 저렴한 것을 찾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가격이 비싸지니 더 먹고 싶은 심리가 생기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도 참 묘하다
요즘 마트에서 '못난이 사과'를 자주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친정엄마는 벌레가 먹었거나 흠집이 난 사과를 저렴하게 사 오셨다. 못생긴 거에 비해 항상 맛은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못난이 사과에 특별한 선입견은 없다. 오히려 벌레 먹은 사과는 친환경 상품이 아닌가! 그만큼 농약이 덜 뿌려졌을 거란 생각에 친근함마저 든다.
그리스 신화에서 불화의 여신 에리스는 제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문구가 적힌 황금사과를 던지며 갈등을 일으켰다. 황금사과를 두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다투었고, 결국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심판을 맡게 된다. 아프로디테는 그를 매수해 황금사과를 받고,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를 주었다. 하지만 헬레네는 스파르타 왕의 아내로 이미 결혼한 상태였고, 그녀를 데려간 트로이 왕자 파리스로 인해 트로이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황금사과로 인해 트로이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니, 난 황금사과보다 못난이 사과를 선택하겠다. 황금사과는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결국 욕망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반면, 벌레 먹은 못난이 사과는 겉모습은 부족할지 몰라도 내면의 진정성을 상징한다. 겉모습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진실함과 겸손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못난이 사과를 먹으며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의 속삭임을 음미하며, 외적인 기준에 얽매이지 않는 겸손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