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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자인의 책을 손에 들고

실수를 통해 배운다

by 가을


내 이름으로 출간된 책을 주문하자 며칠 만에 집으로 배달되었다. 책을 받아 본 기쁨도 잠시, 책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에세이 책이라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 거슬렸다. 나는 부크크 자가출판 시스템의 최대 장점을 누리기로 결심했다. 만 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책표지나 본문 파일을 얼마든지 교체하여 다시 인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일에 파일을 교체하고 주문하자, 오늘 토요일에 새 책이 도착했다. 책표지만 바꿨을 뿐인데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새로운 책으로 탈바꿈했다.


책표지 하나가 주는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막판에 책표지 디자인을 바꾸는 작은 해프닝을 겪으며, '그래서 전문 디자이너들이 필요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글쓰기만 하고 싶다'는 생각도 스쳐 갔다. 하지만 곧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책 디자인에서 얻을 수 있는 영감을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디자인 역시 나의 창작 여정의 일부다.


매주 토요일, 총 12회에 걸쳐 연재하며 함께 공감해 주고 격려해 준 분들 덕분에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어떤 날은 '이러다 데드라인을 못 맞추는 건 아닐까' 하는 자기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내 이름으로 책 한 권 쓰고 만들기' 과정을 기록해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정이 나만의 이야기를 넘어, 누군가에게도 닿을 수 있는 이야기로 자라나기를 간절히 바랐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히 다르다.

"이제 나는 출간 작가야."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내일의 나는 한 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

언젠가 "문단에 등단한 작가야"라고 말할 수 있기를, 조용히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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