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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세 개의 렌즈 책, 그림, 사람

by 가을

처음엔 단순히 '책을 쓰고 싶다'는 꿈 하나로 시작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렘이 가득해, 힘든 줄도 몰랐다.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중반을 넘기고 있었다. 그때부터는 ‘어떻게든 끝까지 가보자’는 막연한 용기 하나만 붙들고 달렸다. 하지만 끝이 보일 즈음, 멈춰 서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책을 완성한다는 건,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었다.
이 글이 과연 누군가에게 읽힐 만한가,
내가 진심을 다했는가, 그 무게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다.
'내 글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그 순간 나를 붙들어준 건,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자. 지금의 나, 내가 가진 만큼만 솔직하게 쓰자"는 다짐이었다.
그 다짐 덕분에 마지막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막바지 작업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퇴고를 마치고 국립중앙도서관에 ISBN을 신청했다. 종이책과 전자책, 각각의 고유번호가 생겼을 때,

비로소 ‘진짜 책이 되는구나’ 실감이 났다.

출판 플랫폼 부크크에 책을 등록하기 위해 준비를 제대로 해야 했다.

본문 파일: 한글(hwp) 문서를 ‘고품질 저장’으로 PDF로 변환

표지 파일: 캔바에서 디자인한 표지를 PDF 인쇄용(전문가용)으로 저장

이 모든 걸 하나하나 챙겨, 손끝이 떨리는 마음으로 부크크에 종이책과 전자책을 각각 등록했다.

걱정과는 달리, 승인 처리는 빠르게 통과됐다.

그 순간, 기쁨의 환호성이 절로 터졌다.
드디어, 세상에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이 탄생한 것이다.


며칠 밤낮 퇴고와 디자인 수정에 몰두하느라 제대로 자지도 못했고,
긴장이 풀린 뒤엔 결국 감기 몸살까지 앓았다.

3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모든 약속을 미루고 세상과 인연을 끊듯 조용히 숨어 지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책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이제, 기지개를 켜야 할 시간이다.
세상과 다시 소통할 준비가 됐다.

이제 나는, 내 책을 손에 들고
세상 속으로 당당히 나아가려 한다


<감사의 글>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3개월 동안 '내 이름으로 책 한 권 쓰고 만들기'과정을 지도해 주신 임리나교수님(아주대 글로벌미래교육원)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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