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와 본문완성 다음은
드디어 퇴고를 마쳤다.
‘세 개의 렌즈: 책, 그림, 사람’이라는 제목 아래, 오랜 시간 마음을 다해 써 내려간 글들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문장을 고치고, 표현을 다듬고, 누락된 부분을 채우며 수차례 파일을 열었다 닫았다. 마지막 문장을 덮은 오늘, 나는 한 권의 책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쪽수를 매기고, 각 챕터의 꼬리말을 달았다.
이 작업은 의외로 인내심을 요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지금 어디쯤을 읽고 있는 걸까?’ 하고 궁금해하던 내 독서 습관이 떠올랐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친절한 책이 되기를 바라며 꼬리말까지 정성껏 마무리했다.
표지 작업도 끝났다. 앞표지에는 책제목과 출판사 및 저자를, 앞날개에는 작가 소개를, 책 등에 이어, 뒤표지에는 추천 글을, 뒷날개까지 꼼꼼히 채워 넣었다. 문장을 고치는 것보다 더 긴 호흡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내가 쓴 글을 감싸 안는 외투처럼, 책의 표정이 완성되어 갔다.
책을 인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두 가지다.
표지와 본문 파일.
그 두 파일만 있다면, 어느 출판사든 인쇄를 맡길 수 있다. 나는 최근 1인 출판사 ‘글디자인’을 등록했고, 내 이름으로 만든 이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일지 모르지만, 가감 없이 시도했다. 하나하나 처음 겪는 일이었고, 그 모든 경험은 나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 납본 시스템에서 발행번호를 받은 후, 이제 ISBN을 신청할 준비도 모두 마쳤다. 남은 절차는 ISBN을 발급받고, 부크크 자가출판 시스템에 등록하는 일이다. 그 순간, 나의 첫 책이 세상에 나온다.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부족한 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꿈과 소망, 그리고 그간의 모든 노력이 담긴 결실이다.
세상의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이 작은 책이 얼마나 빛날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그 어떤 책 보다 값지고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