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루이스 스켈리(Myles Lewis-Skelly).
이 이름은 아직 축구계 전체에 깊게 각인되지는 않았지만,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새로운 시대의 예고’처럼 회자되고 있다. 그는 단지 유망주가 아니다. 그는 어떤 결핍의 시대에 등장한, 너무도 정확하게 필요한 인물이다. 아스날이라는 팀이 단순한 클럽이 아니라 철학을 가진 공동체라면, 루이스 스켈리는 그 철학의 새로운 몸짓이다.
2006년 9월 26일, 런던 캔버웰이라는 잉글랜드 남부의 노동자 계층 밀집 지역에서 태어난 이 소년은 일찍이 축구에 매료되었고, 여덟 살이 되던 해 아스날 유소년 시스템에 입단했다. 그 시절 헬 엔드 아카데미는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라, 자기 삶을 발화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었다. 스켈리는 그 안에서 단순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축구라는 언어로 자기 정체성을 말하는 방식을 익혔다. 그는 일찍이 왼발잡이라는 희소성에, 중앙과 수비형 미드필더, 때로는 왼쪽 풀백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겸비했고, 그의 포지션은 고정된 역할이 아니라 그때그때 팀이 요구하는 균형 속에서 유동적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2024년, 그는 마침내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정확히 열일곱 번째 생일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그를 향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남겼고, 이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2024년 9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그는 깜짝 선발로 출전했고, 당시 팬들과 전문가들은 “소년이 아니라 전사”라고 그를 표현했다. 같은 해 챔피언스리그 파리 생제르맹전에서는 교체로 출전해 첫 유럽 무대를 밟았다. 이 모든 것이 단 3개월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의 경기 방식은 단순히 육체적인 움직임이나 기술적 완성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필드 위에서 ‘어디로 패스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보다, ‘왜 이 공간이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선수다. 즉, 위치의 개념을 점유가 아닌 생성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조화의 철학, 혹은 공명의 축구를 추구하는 아르테타의 전술 안에서 절묘하게 작동한다. 라이스가 중원을 안정시키고, 외데고르가 공간을 열면, 스켈리는 그 틈을 감각적으로 읽고, 흐름을 잇는다. 때로는 순간적인 전진 압박으로 상대의 공을 탈취하고, 때로는 동료의 실수를 몸으로 덮는다.
그러나 이 젊은 선수는 아직 ‘절제’라는 미덕을 배우는 중이다. 2025년 1월 울버햄튼전에서는 과도한 압박으로 인해 레드카드를 받았고,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다행히 아스날의 항소로 징계는 철회되었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이후 그에게 “공격성과 팀을 위한 희생 사이의 미묘한 경계”에 대해 진지하게 가르쳤다. 축구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를 조율하는 지적 행위임을 다시 상기시키는 대목이었다.
그는 또한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프로 선수 중 한 명이다. 여전히 AS 레벨 과정(영국의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4년 대표팀 소집 중에도 시험을 치른 일화는 유명하다. 단지 운동선수가 아니라 한 명의 성장하는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지닌 모습은, 아스날이라는 공동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그의 존재는 더 이상 ‘유망주’의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2025년 3월,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 데뷔전에서 그는 알바니아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역대 최연소 데뷔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때 데클란 라이스는 “두려움이 없는 선수”라고 말했고, 제이미 캐러거는 “주드 벨링엄과 웨인 루니가 합쳐진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캐러거는 더 나아가 그를 “축구적 오만함이 느껴지는 선수”라고까지 했다. 이는 부정적 비판이 아니라, 오히려 ‘나는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다’는 존재적 확신의 표현이었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장면은 단연 맨체스터 시티전이었다. 스켈리는 이 경기에서 첫 골을 기록한 뒤, 엘링 홀란이 종종 선보이는 명상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그 행동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두려움을 전복하는 유쾌한 상상력이었다. “나는 너와 싸우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너와 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다”라는 선언처럼 들렸다.
이 모든 과정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마일스 루이스 스켈리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그에게는 더 많은 실수와 배움의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선수는 단순히 ‘뛰어난 유망주’라는 언어로는 포착되지 않는 깊이를 지녔다는 점이다. 그는 스스로의 신체를 통해 공간을 구성하고, 존재를 조직하며, 팀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울림을 찾아내고 있다. 그 울림은 단단하지 않다. 오히려 섬세하고 흔들리며, 바로 그 떨림 안에서 관중은 감동을 느낀다.
마일스 루이스 스켈리. 그는 지금 이 순간, 미래가 현재에 침투한 하나의 증거이다. 우리가 어떤 축구를 사랑해야 하는지, 어떤 인간을 응원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아주 젊은 질문이다.
https://youtu.be/BxF9vEJxIvw?si=YFdFxHMG63klxm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