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조용히 거리를 두었다.
그녀는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권위적인 상사에게 말로 이기려 들면 안 된다는 걸.
그들이 논리에서 밀리는 순간,
그 상처 입은 자존심은 더 날카롭고 악랄하게 반응한다는 걸.
그래서 그녀는 묵묵히 자기 일을 잘 해냈다.
주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자신만의 무게감을 조용히 쌓아 올렸다.
그녀는 정면충돌 대신, ‘격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말 대신 존재로 말하는 방식.
그게 더 강하고 더 단단한 대응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상사는 그녀가 불편했다.
정확히는, 두려웠다.
1. 그녀는 자기보다 유능해 보였고 (그의 권위가 흔들렸다.)
2. 그녀는 자유롭고 사교적이었다. (그의 통제가 통하지 않았다.)
3. 그녀는 인정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의 질서 밖에 있는 존재였다.)
그는 그녀를 깎아내리거나 통제해야만 안심이 됐다.
그래야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사람은 자신보다 더 유능하고, 더 자유롭고, 두려운 존재를 마주하면
그 존재를 존중하기보다, 통제하거나 제거하려는 반응을 보인다.
그녀는 그것을 이해했다.
그것이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방어기제라는 것을.
권위적인 상사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였다
1. 이유 없는 트집, 꼬집기
2. 시선 회피 혹은 과도한 감시
3. 애매한 선 긋기
4. 뒷말 돌리기, 소문 퍼뜨리기
그녀는 그런 패턴을 읽었고,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감정적 소음을 줄이고, 마치 AI에게 대응하듯
“네, 알겠습니다” 짧고 단정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인간적인 교감을 포기하고
그를 심리적 실험 대상으로 바라보며 거리를 두었다.
“이 사람은 그냥 이렇게 작동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그렇게 도식화했다.
그리고 그녀는 무엇보다,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흔들렸지만, 다시 중심을 잡았다.
그녀는 직장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안다.
묵묵히 자신의 것을 쌓아가는 사람만이
결국은 조용히, 그러나 압도적으로 이긴다는 걸.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조용히, 자기만의 것을 쌓는다.
나서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그 무게로 이미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