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술을 마신 다음 날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금세 알아차립니다.
평소엔 잠잠하던 감정들이
불쑥불쑥 올라오고
이미 끝난 이야기들이 다시 귓가를 맴돕니다.
낡은 감정, 부정적인 생각
익숙하지만 피하고 싶은 습관들이
인지적 여과 없이 의식 위로 떠오릅니다.
문제는
그런 것들과 싸울 기운조차 없다는 겁니다.
전날 알코올로 당겨 쓴 에너지는
몸도 마음도 회복할 여유를 빼앗고
전전두엽 기능마저 흐릿해져
자기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그녀는 압니다.
음주 후 다음날엔
의식은 흐려지고 무의식은 선명해진다는 것을
자신이 가장 다루기 어려운 내면의 구역이
그날 하루를 몰래 이끌게 된다는 걸요.
그래서 그녀는 술을 조심합니다.
하루를 잘 쓰고 싶은 사람에겐
술이 주는 자유보다
제대로 깨어 있는 자신이 더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