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과 가족 술자리

덫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부터 구원하기

by 안작가

그녀는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술을 마셨다.

마시다 보니 감정이 격해졌다.


엄마는 그녀가 받는 상담이 사이비라는 듯 말했다.

아빠는 술에 취한 채 그 말에 동조했다.

아빠와 동생은, 엄마가 그녀와의 대화에서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엄마 편을 들었다.


그녀는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뜬금없이 조로아스터교 얘기가 나왔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종교를 입에 올리며

우월감을 느끼는 듯했고

그녀는 그런 모습이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말했다.

자신은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상담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아는 대로 조로아스터교에 대해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자 돌아온 말은,

“별로 알고 싶진 않아.”


그녀는 생각했다.

상담은 조용히 혼자 받을 걸 그랬다고.

괜히 말한 것 같았다.


엄마는,

자식이 마음이 힘들어서 상담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우울한 사람’으로 비춰졌다는 것이

훨씬 더 억울하고 화가 나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는 평소에 모든 것을 잘 챙기는 사람이지만,

술을 마시면 꼭 그림자에 점령당한 사람처럼 변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방식의 가족 술자리에서

감정을 소모하고, 휘둘리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처럼 좌절하지 않았다.


모두가 물에 빠져 있다면,

그 속에서 구원자 코스프레를 할 게 아니라

나부터 빠져나와야 한다는 걸,

상담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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