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언어를 배우는 이유

언어와 철학

by 안작가


그녀는 언어를 왜 배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하이데거는 말했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한국어는 정서 중심적이고, 맥락에 민감한 언어

영어는 명시적이고, 논리적이며 직관적인 언어

중국어는 상징적이며 함축적이고, 행위 중심적인 언어


각 언어는 존재를 해석하는 고유한 틀을 제공합니다.

다국어를 익힌다는 건, 다양한 존재론을 경험하는 일입니다.



그러자 외국에 살며 혼란스러워하는 한국인 이민자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물었다.


한국에서 한국어를 쓸 때는 예민하지만 재치 있는 자아를 구사했다면, 영어를 쓰니 용감하지만 까불거리는 자아가 등장합니다. 여러 언어를 사용하면 존재의 혼돈은 필연적인 걸까요 ?



칼 융을 열심히 읽은 그녀는 여기에 대답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아는 단일하지 않아요. 인간의 존재는 다층적이고 언어는 그 층위를 드러내는 틀이죠.

새로운 언어를 쓸 때 낯선 자아가 등장하는 것은 혼돈이라기보단, 기존에 잠재되어 있던 자아가 언어라는 문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는 자아의 분열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의 확장이며

존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경험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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