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내가 자주 외치는 말
오늘은 전시회가 있는 날이다.
차로 20분이면 가는 회사와 달리, 전시회 때에는 멀리까지 1시간 반정도 지하철을 타고 가야한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헐레벌떡 준비한다. 평소 화장없이 출근하는 내 모습과는 달리, 전시회에서 고객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화장도 하고 옷도 비즈니스 캐쥬얼로 갖추어 입었다. 아침에 나도 준비하고 아이도 준비시켜서 8시 30분에 나가려면 내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아이를 등원버스에 태우고 하트를 잔뜩 10번정도는 날려준 후에, 버스가 떠나자마자 달려서 지하철역으로 간다. 10시까지 전시회에 도착하지 않으면 또 프로패셔널해보이지 않으니까.
오늘은 인터뷰도 있는 날이라 화장도 더욱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렇게 헐레벌떡 뛰다 보니 내 모습이 결국 단정하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이런 내 모습도 너무 좋아하니까.
나는 공학계열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다. 여자, 엄마와는 사실 거리가 많이 먼 직업일 수 있지만, 나는 내 직업을 너무 사랑한다. 전시회에 나와서 데모를 설명하는 것도 10년정도 하다보니 이제 막힘없이 술술 설명할 수 있어졌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나 잘 모르고 질문하는 학생 분들, 그리고 나에게 조언하는 여러 업계 분들까지. 그 어떤 분들도 어렵지가 않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니 인터뷰가 왔다. 5분에서 10분 안에 우리 부스의 데모들을 설명하면서 우리 회사 소개, 장점, 그리고 다양한 제품들을 녹여내야 하다보니 마음이 급해진다. 하지만 이 또한 여러번 하면 할 수록 조급하지 않고 차분하게 할 수 있어졌다. 흥분하지 않고 조금 더 차분하게 해낼 수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좋다.
나는 내가 너무 좋다. 엄마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한 회사의 엔지니어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그리고 나 자신도 놓지 않고 열심히 가꾸는 내가 자랑스럽고 좋다. 그리고 나는 내가 너무 좋다는 이 말을 밖으로도 자주 뱉는다. 뱉으면 뱉을 수록 더 나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