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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샘 Sep 18. 2022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

40주년, 고맙습니다.

   -마로니에-


 꿈을 꾸고 있다고,

 꺼내 보 못하고

 될는지 몰라 도질하는

 마음이 안쓰러워


 움츠러든 팔, 다리를

 조물조물 주물러

 걸어나 보자

 달래 본다.


 우거진 풀도 헤치고

 웅덩이 훌쩍 넘어

 4호선 지하철을 탄다.


 혜화역 계단 앞에서

 올라가도 되는지

 망설이는 마음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낮잠 자라하고


 바람 가까이

 하늘 가까이

 사박사박 계단을 르면

 신호등 건너로 마로니에,

 바삭하게 구워지는 중이다.


 가을이면


 오늘은

 같이 꿈꾸어 보자고

 빨갛게

 얼굴을 붉힌

 너와 나를 만날 수 있다.



 <여성이면 누구나>라는 말에 설레어 찾아갔던 곳이다. 5년 전에는 비가 왔었다.

  

 당일 현장에서 발표된 글제를 확인하고 커피 한 잔 사서 원고지를 채우던 시간. 완성된 원고를 품고 제출을 위해 우산을 펼치던 순간. 옹기종기 모여서 들었던 문학 강연. 그리고 찰방찰방 걸었던 대학로 길.


 어느 것 하나 근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계속 계속 꿈꾸는 여성들을 응원해주는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이 40주년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고맙고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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