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자취방의 현관 밖에는 거미가 살고 있다. 집의 거미는 죽이면 안 된다는 미신을 들은 적이 있어서 집을 지은 그대로 두었다. 딱히 통행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었고, 저녁에 집에 들어왔을 때 딱 조명 아래에 집을 지은 거미가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은 기분도 들어서 애정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거미집이 사라졌다. 놀라서 거미의 안전을 살폈다. 아마도 건물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걷어내신 것 같은데 다행히 조명 아래에 얌전히 붙어있었다. 그걸 보고 안심했다.
거미를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매일 그렇게 눈에 보이니 신경이 간다. 애정도 생겨서 이제는 내가 키우는 애완곤충 같기도 하다.
거미가 안전하게 계속 그 자리를 지켜주면 좋겠다. 차라리 내가 먼저 떠나는 것이 마음 편하지, 거미가 먼저 보이지 않게 된다면 마음이 매우 아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