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 처음 기억을 잃었을 때는 초등학생 때 어른께 술을 배워야 한다고 할머니께서 머그잔에 소주를 가득 채워주신 것을 받아먹었을 때였다.
두 번째는 20살을 맞이하여 친구와 소주 한 병을 두고 한 잔씩 마시다가 기억을 잃었다. 마시는 동안 장난으로 “우리 술병이 나서 다음날 아르바이트 잘리는 거 아냐?” 했는데, 정말로 술병이 나버렸고 힘들게 출근하던 중에 일하러 그만 나와도 된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황당하기보다 상황이 웃겨서 친구에게 “나 진짜 아르바이트 잘려서 집 가는 중이야!”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지인에게 위스키 봉봉이라는 초콜릿 안에 위스키가 든 직접 만든 디저트 10알을 받은 적이 있다. 그날 그중 절반을 먹고 기억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 날 아침 출근 시간이었다. 그날 회사에서 동기가 나의 모습을 보더니 “오늘 너 얼굴 보기만 해도 웃기다.”라고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먹는 술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