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된 본능: 인간은 이제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by 서인




쾌락의 시대에
자극이란 회로

멍해버린 눈동자
흐려진 시대

판단력을 잃어
원숭이가 되었네

-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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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라 불렸다. 그러나 이 말은 이제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 우리는 과연 여전히 '이성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자극을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회로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현대인은 더 이상 정보를 ‘선택’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보가 인간을 선택하고, 감각을 자극하며, 반응을 유도한다. 유튜브의 자동 재생, 틱톡의 0.5초 편집, 인스타그램의 스크롤 중독. 이 모든 것은 인간의 판단력을 교란시키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우리는 판단하지 않는다.
우리는 반응할 뿐이다.”

닐 포스트먼, 『죽도록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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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은 넘쳐나고, 감정은 사라진다

한때 감정은 관계를 통해 깊어졌고, 공감은 노력 끝에 생겨났다. 그러나 오늘날 감정은 그저 클릭과 좋아요, 스크롤 속 이모티콘으로 대체된다. '감정'마저 자극의 일부로 소비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기쁨을 느끼기 위해 영상을 보고, 슬픔을 나누기 위해 AI와 대화한다. 상담 서비스, 정신과, 디지털 펫까지. 인간의 감정은 타인과의 교류보다는 서비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감정은 원래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나누면
각 사람이 슬퍼지고

기쁨을 나누면
각 사람이 기뻐진다”**

진짜 감정은 서로를 흔들고, 상처 입히기도 하고,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줄 알았던 시대는 이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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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판단'하지 못하게 되었는가?

정보는 넘친다. 그러나 의미는 사라졌다.
결국 우리는 생각보다 클릭을 먼저 하게 된다.
“이건 생각할 필요 없어, 그냥 눌러.”
자극은 그렇게 속삭인다.

정보 홍수의 시대에, 우리는 더 빠르고 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게 되었다.
자극에 길들여진 인간은, 원숭이처럼 반사적으로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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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퇴행하는가?

퇴행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반복된 회피와 무감각의 결과다.

지속되는 ‘감각의 홍수’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새로운 자극을 즐기지 못한다.
결국 아무것도 재미없어지고,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판단’보다 ‘중독’에 가까운 방식으로 정보를 소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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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을 멈춘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그는 자극에 반응하는 회로일 뿐이다.”

-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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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나는 왜 이 영상을 클릭했는가?
나는 왜 이 감정에 끌리는가?
나는 판단하는가, 반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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