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곳에서의 잠깐

2026년 2월 25일 수요일 맑음

by 시칠리아노

명치가 지속적으로 팔딱팔딱 뛰어 더 잘 수 없었다. 시계를 보니 오전 7시였다. 계속 뒤척이며 긴 숨을 내쉬었다.


누운 채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 2악장을 들었다. 카를 뵘의 지휘, 폴리니의 연주였다. 1년 전 댓글이 많이 달려 있었다. 2024년에 사망한 폴리니를 추모하는 내용이었다. 부러웠다. 그가 남긴 선율이 아니라 이제 이 세상에 없음이.


법의학자의 강연을 들었다. 아무 감정 없이 충격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그가 귀에 꽂히는 말을 했다.


‘이 아름다운 지구에 우리가 잠깐 왔다 가는 것이잖아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이다. 길지 않다. 살아갈 세월은 이전보다 더 단조롭고 조용할 것이다. 처연한 새벽달과 여명을 함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곳에서 고작 수십 년 사는 것이다.


아침 약을 먹었다.


딸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