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쓸쓸해서 아름다운

by 시칠리아노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3번 2악장을 듣고 있어요. 이 곡은 님께 붙어 버려서 저는 이 곡을 들으면 님이 바로 떠오릅니다. 님의 주제가가 된 것이죠.


아니면 '겨울 여행'의 사운드트랙이라 할까요? 모호한 채로 그냥 넘어 갑니다.


이 쓸쓸하고 아름다운 곡이 님과 닮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님은 따뜻하고 포근하시죠.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0번 2악장이 오히려 님의 이미지와 더 맞을 것 같아요.


저는 슬프고 쓸쓸해서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사랑합니다. 슬픔과 쓸쓸함이 깃들지 않은 것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죠.


그런데 가끔은 역으로 사랑하는 것들에서 그것을 찾으려는 것 같기도 해요.


님은 제게 아름다운 사람이니 당연히 쓸쓸함과 슬픔이 깃들어야 하죠. 그래서 저도 모르게 모차르트의 가장 쓸쓸하고 아름다운 곡을 님께 붙여 버렸나 봅니다.


이 곡이 마음에 드시나요? 마리아 조앙 피레스와 브뤼겐의 조합으로 들으셔야 해요. 그녀의 연주는 맑고 깊고, 그의 지휘는 그녀의 연주를 아주 조용히 뒷받침해요. 이들의 조합이 님과 가장 어울려요.


두꺼운 코트를 그만 벗고 싶던데 돌아오세요. 봄이 이미 문을 열고 들어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