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저는 님께 편지를 쓰고 있어요. 조앙 질베르토의 음성이 귀에 감기는군요. 감미로워요.
완연한 봄입니다. 출근하면서 코트를 입지 않고 팔에 걸치고 걸었는데 전혀 춥지 않았어요. 햇살이 겨울의 것이 아니더군요.
제가 말이 없는 사람이라 했던가요? 아닌 것 같아요. 끊임없이 님을 향해 혼잣말을 하니까요. 님이 돌아오셔서 제 편지에 짧은 답장이라도 하시면 평생 묻어온 말들이 다 터져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겁이 나신다고요? 겁은 접어 두세요. 님이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시면 바로 접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게 음악을 돌려 주셨고, 건조한 삶에 윤기를 입혀 주셨어요.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시가 있어요.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이 편지들은 제가 님께 가는 방식입니다.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의 설렘 덕분에 기다림이 싫지 않군요.
젊은 시절의 기다림이 '타는 목마름'이라면 나이든 기다림은 윤기입니다.
천천히 오세요. 아다지오로.
그러나 봄이 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