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언어로 쓰는 에세이

04-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의 자리

by 김기수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의 자리


마음은

언제 흔들리는 걸까.


큰 사건이 있어야만

크게 흔들리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조용한 순간에 더 자주,

그리고 더 깊이 흔들린다.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

애써 괜찮다고 넘긴 일이

밤이 깊어지면

생각보다 더 크게 파문을 남긴다.


문득

내 자리는 여기가 맞는 걸까,

이 관계는 내가 기대한 것이었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 순간.

그건 마음이 흔들린다는 신호다.


사람들은

그런 마음의 떨림을 작다고 말한다.

괜한 예민함이라며 흘려보내지만

나는 안다.

가장 조용한 흔들림이

가장 깊은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그 흔들림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고,

내 마음이 여전히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니까.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의 자리는

어쩌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공간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더 단단히 뿌리 내리는 시간.

그 시간을 지나는 동안

나는 조금씩

내 안의 진짜 나를 만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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