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언어로 쓰는 에세이

03-마음에도 계절이 있다면

by 김기수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면


어떤 날은

마음이 꼭 겨울 같다고 느껴진다.

바람이 부는 것 같고,

무언가 얼어붙은 것처럼

사람들의 말에도 따뜻함이 스미지 않는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마음이 봄처럼 부드럽게 피어난다.

작은 친절 하나,

따뜻한 눈빛 하나에

마음이 환히 밝아지는 걸 보면

내 안에도 분명 계절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슬픔이 머무는 시간은 겨울일 테고,

그리움이 길게 늘어지는 순간은 가을 같을 것이다.

기대감에 부풀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지는 날엔

내 마음에도 분명히 봄이 온다.


어느 계절이든 다 지나간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은 늘 그 자리에 머무른다.

겨울을 오래 붙잡기도 하고,

봄을 더디게 맞이하기도 하며

계절에 따라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간다.


마음에도 계절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후

나는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억지로 끌어올리려 애쓰기보단

그저 따뜻한 이불처럼 나를 감싸 안으며

조용히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시간이 흐르면

내 마음도 계절을 따라 천천히 바뀔 테니까.

그걸 알기에,

지금 이 순간의 마음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마치 나뭇잎이 떨어지는 걸

억지로 막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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