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김-품이 되어준다는 것

05화-결론

by 김기수

품이 되어준다는 것


안긴다는 건,

나를 잠시 맡기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품 안에서

말없이 쉬어가는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사람답게’ 무너질 수 있었다.

그건 약함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가장 아름다운 신호였다.



그리고 어느 날,

내가 누군가를 안아주는 사람이 되었다.


말 대신 팔을 벌리고,

다른 사람의 울음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내 품이

누군가의 고단한 하루를 담는 그릇이 되는 일.


안아준다는 건

내가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 끝에서,

나는 깨닫는다.


가장 오래,

가장 깊이 안아야 할 존재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날들,

내 마음은 다친 채 혼자 버텨왔는지.

나는 스스로를 안아주는 일엔

늘 서툴렀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누군가의 품도 소중하지만,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내 안의 품이 더 중요하다는 걸.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안기고,

수없이 안아주며,

마지막엔

내가 나를 안아주는 법을 배운다.


그 여정은 길고 느리지만,

그 길 끝에서 만나는 나 자신은

참 따뜻하고 단단한 사람이다.



사람의 품은

언제나 정답이 되어주지는 않지만,

그 품에서 흘러나오는 진심은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그리고 그 품은

누구도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오늘도

내가 나에게

말없이 안겨주자.


너무 애썼다고,

참 잘해왔다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서로의 품이 되어간다.



이제 당신의 품 안에는

말보다 따뜻한 위로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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