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창원의 빗속 브런치 풍경

by 김기수

6월 13일, 창원의 빗속 브런치 풍경 — 산문시 일기


6월 13일, 오늘도 비가 온다.

창원의 공기는 촉촉하고,

내 마음은 차 한 잔으로 위로를 청한다.



1. 아침, 창밖의 첫인사


비는 조용히 왔다.

어제의 볕은 가고,

창문 너머로 가늘게 내리는 빗방울이

하얀 커튼을 타고

방 안으로 스며든다.

잎사귀 위에 맺힌 물방울들이

“당신, 괜찮나요?”

속삭이는 듯하다.



2. 찻잔 속의 온기


내가 선택한 차는 따뜻한 보리차.

하얀 찻잔에 잔잔히 퍼지는 빛,

물이 끓어오를 적절한 온도,

잔잔한 향이 잔 안에서 숨 쉰다.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속이 어루만져진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에

너절절 하지 않고,

맑고 담백한 위로가 자리한다.



3. 내가 마주한 시간들


책 한 권을 꺼내 펼친다.

펼칠 때마다 미세한 종이 냄새가 올라와

비 오는 아침의 냄새와 섞인다.

글자 위에 빗소리가,

내 안에 자리 잡은 고요가

뜻밖의 대화를 건넨다.


“괜찮아,

그냥 천천히 있어도 돼.”


그 말은

어쩌면 비가 대신 해준

위로일 수도 있다.



4. 빗소리와 마음의 리듬


빗소리는 큰 파도가 아니다.

오히려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다.

규칙적이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간격으로

방 안을 채운다.

그 소리에 나도

내 마음의 리듬을 맞춘다.


까칠한 일상도, 복잡한 생각도

모두 호흡을 고르듯 조용해진다.

‘잠깐 멈춰도 된다’는

그 자체가 위로가 되는 날이다.



5. 브런치 테이블 위의 조우


나란히 놓인 보리차 한 잔과

달콤 쌉싸름한 미니 크루아상 한 개.

찻잔 가장자리에 남은 물방울을 보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호흡을 고르는 듯한 이 시간.

촉촉한 빛 속,

차와 빵과 빗소리가 있는

‘지금’이 바로, 가장 포근한 풍경이다.



6. 창원, 그 도시는 오늘의 나


비가 오는 창원은

약간의 그리움이 스친다.

어디선가 자전거 바퀴가 지나가는 소리,

아이들이 뛰놀다 우산이 좌우로 흔들리는 소리,

그 모든 소리들이

나를 향해 부드럽게 귀를 내민다.


‘빗속에서라도, 언젠가 함께 나눌 수 있는 풍경이 있을까?’

가만히, 그렇게 생각해본다.



7. 내 마음 한 모금 더


차 한 모금을 들이키고,

노트를 펼친다.

그리고 조용히 적는다.

• “나에게 스스로 말해준다

조금은 힘들어도, 괜찮다고.”

• “이 비가 멈추어도,

오늘 이 마음은 오래갈 거라고.”

• “차 한 잔과 이 풍경이

누군가의 삶에도

작은 쉼이 되길.”



8. 다가올 오후와 남은 브런치


비는 그치기도 하고,

소나기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 시간은 이상하게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차 향기는 여전히 잔잔하고,

미니 크루아상은 한 입 남았다.

창원이라는 이 도시가 준

이 포근한 풍경,

이 조용한 오후,

모두 내 마음에 담는다.



9. 일기의 끝, 그리고 다짐


6월 13일,

창원의 비가

내게 남긴 건 바로 이 ‘느림’이었다.


나는 오늘,

천천히 음미하는 하루를 체득했다.

빗소리를 마음에 새기고,

차 한 잔의 온기를 입 안에 담으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오늘처럼,

조금의 우산과

따뜻한 차 한 잔이면

세상이 견딜 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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