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 내 몸이 낯설게 느껴진다.
가벼운 어지러움, 이유 없는 피로감, 그리고 반복되는 기침 한두 번 하게 되면 불안 속으로 끌어당긴다.
예전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작은 이상도, 지금은 그 어떤 거대한 징후처럼 느껴지는 게
인간 불완전성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혹시 무언가 잘못된 건 아닐까? 혹시 이게 시작일까?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리는 존재다.
몸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마음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건강할 때는 이 모든 시스템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단 한 곳만 삐끗해도 전신이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인간의 몸은 섬세하게 정교한 동시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병은 단지 생리학적인 현상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불안하게 하는 경험이다.
우리의 불완전함은 몸의 문제이자 마음의 문제다.
질병은 단지 고통만을 남기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에게 ‘죽음’이라는 단어를 불쑥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파문을 일으킨다.
나는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이 내 마지막이라면?
이런 질문들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내가 쌓아놓은 일상의 평온함을 갉아먹는다.
그래서 병은 무섭다.
단순히 통증이 무서운 게 아니다.
그건 나를 나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내가 믿고 있던 삶의 흐름을 깨뜨린다.
무기력함과 불안, 그리고 외로움이 병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곁에 있어도, 병은 결국 혼자 견뎌야 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두려움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완벽했다면, 서로를 돌보려는 마음도, 위로하려는 따뜻함도, 함께 아파해주는 공감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몸이 아플 때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겸허함을 배운다.
강한 척해왔던 껍질이 벗겨지고, 연약한 내면이 드러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로 누군가를 의지할 수 있게 된다.
오늘, 나는 나의 불안과 마주하며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내 몸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숨을 깊게 쉰다.
모든 것이 괜찮아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이 불완전함 속에서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을 또렷이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