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누워 있는 하루

by 김기수


6월 10일, 누워 있는 하루


6월 10일.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그렇게 보내는 날이다

눈을 뜬 순간부터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내 세상은 이 좁고 납작한 공간 안에 갇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온몸이 지쳤다.

움직이지 않아도, 고요함 속에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누워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생각은 깊어지고

그 깊이 속에서 나는 점점 작아진다.


오늘은 유난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걸까.”


밖은 분명 여름빛으로 반짝이고 있을 텐데

나는 창문 하나 건너 느껴지지 않는 거리에서

그 생기를 바라보기만 한다.

햇살은 내 방까지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들어오는데

내 마음이 그 빛을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엔 그런 말조차 날카롭게 들린다.

내가 겪고 있는 이 느리디느린 고통은,

단지 ‘마음먹기’만으로 가벼워지지 않는다.


이 침대 위에서 나는 생각한다.

내 삶도 의미가 있을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다고,

정말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 어떤 확신도 들지 않는다.

세상이 나를 잊고 있는 것 같고,

나도 그 세상을 잊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러다 문득,

내 숨소리를 듣는다.

가만히, 아주 조용히.

그래. 아직 나는 숨 쉬고 있다.

그 사실 하나가,

오늘 하루의 끝에 나를 데려다 준다.


어쩌면 이 하루를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록일지 모른다.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6월 10일은

무엇도 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살아낸 하루였다.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오늘도 존재했다.

그 사실 하나로, 이 밤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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