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그렇게 보내는 날이다
눈을 뜬 순간부터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내 세상은 이 좁고 납작한 공간 안에 갇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온몸이 지쳤다.
움직이지 않아도, 고요함 속에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누워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생각은 깊어지고
그 깊이 속에서 나는 점점 작아진다.
오늘은 유난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걸까.”
밖은 분명 여름빛으로 반짝이고 있을 텐데
나는 창문 하나 건너 느껴지지 않는 거리에서
그 생기를 바라보기만 한다.
햇살은 내 방까지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들어오는데
내 마음이 그 빛을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엔 그런 말조차 날카롭게 들린다.
내가 겪고 있는 이 느리디느린 고통은,
단지 ‘마음먹기’만으로 가벼워지지 않는다.
이 침대 위에서 나는 생각한다.
내 삶도 의미가 있을까?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다고,
정말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 어떤 확신도 들지 않는다.
세상이 나를 잊고 있는 것 같고,
나도 그 세상을 잊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러다 문득,
내 숨소리를 듣는다.
가만히, 아주 조용히.
그래. 아직 나는 숨 쉬고 있다.
그 사실 하나가,
오늘 하루의 끝에 나를 데려다 준다.
어쩌면 이 하루를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록일지 모른다.
⸻
내일이 오기를 바라며
6월 10일은
무엇도 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살아낸 하루였다.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나는 오늘도 존재했다.
그 사실 하나로, 이 밤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