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어제는 마음을 다잡았고, 오늘은 마음이 무너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너무 많아서 하나로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무 일도 없었지만,
모든 게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다.
아침부터 몸이 무겁고, 숨이 가빴다.
창문 너머로 햇살은 어제처럼 여전히 찬란했지만,
그 밝음이 오히려 눈이 시릴 만큼 아프게 느껴졌다.
내 마음은 흐리고, 축축하게 젖어 있는데,
세상은 너무도 당당하게 환해서
나는 그 속에서 더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힘든 걸까.”
이 말을 입 밖에 내면,
누군가는 “그럴 수도 있지,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할 테지만
사실 그 말조차 듣기 싫다.
나는 지금 그 ‘그럴 수도 있음’조차 견디기 힘드니까.
마음속에서 자꾸만
“나는 부족해”, “나는 틀렸어”,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아”
하는 목소리가 속삭인다.
그 목소리는 작지만 끈질기고,
하루 종일 나를 따라다니며 생각의 틈마다 스며든다.
무엇을 해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어디에도 나의 자리가 없는 것 같고,
나라는 존재가 그냥 사라져도 괜찮을 것만 같다.
물론 정말로 사라지고 싶은 건 아니다.
그저, 모든 걸 잠시 멈추고 싶다.
생각도, 감정도, 나 자신도.
오늘 하루는 그저 버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이 말이 진짜 위로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것 말고는 붙잡을 게 없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오늘의 이 고요한 고통도 잦아들까.
눈물이 마르고 나면, 내일은 조금 나아질까.
그걸 바라며,
나는 이 밤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나가려 한다.
말없이, 조용히, 나를 쓰다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