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마음의 다짐

by 김기수

6월 9일, 마음의 다짐


오늘은 6월 9일.

문득 달력을 보다가, 아무 의미 없던 이 날짜가 마음속에 작게 파문을 일으켰다.

별다른 사건도 없고, 누군가의 생일도 아니며, 계절의 분기점도 아닌 이 날에

나는 내 안에서 아주 조용한 혁명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따사롭고, 커피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은 하루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그 평온함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질문을 나 자신에게 건넸다.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머뭇거렸다.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일상은 늘 비슷한 얼굴로 반복되고, 나는 그 안에서 방향을 잃은 채 바쁘게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저 하루를 버티는 데 익숙해져 있었고,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래서 오늘, 6월 9일. 나는 조용히 마음을 다잡는다.

더 이상 외부의 기대에 맞추지 않기로,

더 이상 타인의 속도에 조급해하지 않기로,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기로.


나는 이제, 나에게 진실한 사람이 되려 한다.


실패해도 괜찮다.

계획이 틀어지고, 감정이 흔들려도,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걸 포기하지 않겠다.

비록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그 한 걸음이 오늘의 다짐을 증명해 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를 무너뜨렸던 것은

바로 ‘나는 안 될 거야’라는 스스로에 대한 단념이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그 문장을 조용히 지우고, 새로운 문장을 써 내려간다.


“나는 할 수 있다. 아니, 나는 해낼 것이다.”


이 다짐을 어디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 이 다짐이 내 마음속에 닻처럼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삶이 다시 흔들릴 때, 나는 이 날을 기억할 것이다.

6월 9일.

모든 것이 아주 조용히 시작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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