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빛 오후〉

by 김기수

〈레몬빛 오후〉


햇살이 내 마음을 따라오고

너는 그 햇살을 마시듯

조용히 레몬주스를 들이킨다


물결처럼 부드러운 너의 치맛자락

바람은 그것마저 배려하듯 살금거리고

작은 꽃 한 송이조차

너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 같다


긴 머리카락에 매달린 햇빛

노란 하트 귀걸이처럼

오늘 하루를 사랑으로 감싸 안고


아무 말 없이도

충분한 순간이라는 걸

네가 알려주고 있어


잠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너로 인해

조금 더 따뜻해지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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