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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를 사랑하는 연습: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 법

1부—04회

by 김기수

[다시 나를 사랑하는 연습]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 법


어떤 날은

별일 아닌 말 한마디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고,

별것도 아닌 일인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럴 때면 나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 감정으로 뭘 그래.”

“별일 아니잖아. 그냥 넘겨.”


나는 내 감정을 너무 자주 무시했다.

슬픔은 참았고, 외로움은 부정했고,

분노는 괜히 미안해했고,

불안은 억지로 잊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렇게 외면하고 눌러둔 감정들은

결국 어느 날, 예고 없이 터져버렸다.

쌓이고 쌓인 감정의 조각들이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모양으로 터져 나오는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감정은 무시할수록 더 깊어진다는 것.

피할수록, 더 짙게 따라온다는 것.


그래서 이제는

내 마음이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지

조금씩 귀 기울여보려 한다.


슬프면 그냥 슬프다고 느끼고,

불안하면 그 감정을 들여다보고,

기쁘면 기쁜 대로 오래 머물러본다.


감정은 내 안에 있는 자연스러운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감정을 다루는 건

어떤 기술이 아니라,

그저 인정하고 머물러주는 마음의 태도라는 걸

요즘 나는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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