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 남은 시간도 소중하다.

남은 시간도 소중하다.

'시간은 금이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본 말일 거고, 나도 어릴 때 여러 번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왜 중요한 구체적인 예시를 들면서 내 정신이 바짝 차려지도록 설명해 준 사람은 없었다. 전한길 선생님처럼 강한 엑센트로 따뜻한 "씨발씨발"을 써가며 설명했더라면 머리가 번쩍 트였을까? 그렇진 않았을 거다.

난 청년기까지도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그러니 시간을 흐르는 물처럼 소중하잔 생각이 없이 써버렸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시험 때만 잠시 외우는 게 공부라고 생각했으나, 시험이 끝나면 사라지는 휘발성 단기 암기식 공부를 했었다.

책을 보면, 이해가 된 것도 아니고, 안 된 것도 아니고... 그 원인을 돌이켜보면 난 어릴 때 책, 여행, 누군가의 간접경험에 대한 이야기 등에 노출되지 않아 배경지식이 부족하기도 했고 문해력이 부족했다. 예를 들면, 세계사를 공부하는데 인물과 시대, 전쟁이름 등 대부분을 암기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당연히 암기하기가 어려웠고, 두문자 암기법 이런 것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잠시 암기했어도 머리가 뛰어나지 않으니 진짜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 금세 잊었다.

또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고, 목표가 없으니 절실함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부는 편식처럼 재밌고 성적이 잘 나오는 쉬운 과목만 하고, 맨날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축구, 농구만 하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고 살았다. 운동만은 내게 쉽고, 재밌으니까 그냥 매일 했던 거였다.

공부를 제대로 안 하니 성적은 날로 떨어지고, 나는 그렇게 머리가 안 좋다고 스스로를 단정 지었다. 미래의 꿈에 대해서도 막연한 생각만 했지 성적이 안 돼 할 수 없다고 벌써 선을 그어 놓으며, 내 삶의 한계를 스스로 어느 정도 정해놓았다.

머리가 크고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를 하는 게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고등학교 때 국, 영, 수 과목만 확실하게 잘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잘 사용했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후회라기보다 뒤늦게 깨달음이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많이 해서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공부가 더 수월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구나...

하지만 그 시간은 이미 흘러갔고, 지난 시간을 다시 돌이킬 수 없었다. 난 아쉬워 하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야 했다.

그러나 내가 늘 보고, 생활하는 환경에서, 내가 바라보는 시야의 폭을 넓히기는 그 테두리가 정해져 있었다. 다만, 세월의 풍파를 맞으며, 삶에서 경험의 폭이 조금씩 늘어나고,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관찰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창 시절을 보낸 나였지만, 꼭 학력이 좋다고, 직업이 좋다고, 돈이 많다고 반드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아니란 것이었다.

당연히 학력, 직업, 돈이 있다면 행복해지기 위한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행복의 충분조건이 학력, 직업, 돈이 다가 아니라는 세상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20세까지의 삶은 내게 주어진 환경에 의해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면 확률적으로 그만큼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력을 갖게 되고, 그것은 좋은 직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난 학력이 부족해도 스스로의 프레임에 갇혀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던져보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 그들은 스스로를 찾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돈이 없다고 세상을 탓하거나, 누군가에 얻으려 하지 않고 세상의 문을 두드리며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며 도전하고, 참고, 이겨내 얻어내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 이들은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희망의 아이콘 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 시작은 다르지만, 누구나가 갖고 있는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도 인져리타임의 골든골을 넣고 승리한 축구팀처럼 승리의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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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블로그 글을 보다가 24.2.14. 작성한 글을 퍼왔다. 이때 쓴 글을 보니 너무 긍정적이었던 나였다. 지금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1월 이후 내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몰랐던 세상을 경험한 이후 아무일 없는 일상이 감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처럼 마냥 긍정적인 글만을 쓰지 못하는 나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지금의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하며 소중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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