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거기 있어?

이 세상에서 대답 하나로 어둠을 밀어내는 이름, 엄마.

by 래연


혼자 화장실도 못 가던 딸은

문틈 너머 대답을 기다리며

끊임없이 불러댔지


캄캄한 어둠,

불 꺼진 화장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던 그때.


혼자가 무서울 나이는 지났지만,

그래도, 엄마.


엄마, 거기 있어.



어릴 적 나는 세상이 무서웠다.

어두운 밤, 낯선 공간, 이름 모를 소리들.
그럴 땐 어김없이 “엄마”를 불렀다.


무서워서, 위험해서, 도망치기 위해 나는 엄마를 찾았다.

그 어떤 두려움도 뚫고 들어오지 못할 만큼 엄마는 단단했다.

그 품 안에서는 세상도 잠시 멈추는 것 같았다.


세상이 무서워 엄마가 필요했던 나는,

등을 쓸어주는 손길이 어색할 만큼 자라 버렸다.


이제는 낯선 도시에 혼자 여행도 가고,
어지간한 문제는 스스로 잘 해결하는 서른 살의 ‘아이’.


더는 세상이 그리 무섭지 않은 나이가 되었는데,
나는 여전히 엄마가 없는 세상이 제일 무섭다.


그러니 엄마, 거기 있어줘요.
그 시절처럼,
그 모습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