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왜 한국에 오게 됐나고 물었을때 다행이 부모님이 여기에 계신다는 핑계가 있었다.
코로나 시기였어서 질문을 건넨 사람들이 먼저 답해줬을때도 있었다. '아 코로나 떄문에 들어오셨군요' 라고 했을때 끄덕이면서 쉽게 넘어갔다.
한국에 처음 정착한 후, 지하철을 탈 때 항상 음악을 들었다.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 처럼 이어폰을 꼽고 기분에 맞는 음익을 틀었다. 가끔은 발라드였고 어쩔때는 힙합이였지만 주로 라디오헤드였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만은 내가 어딜 가나 주인공이었다.
많이 떠돌아 다니기도 했다. 사람은 왜 항상 그런 걸까. 나만 그런가? 회사 다닐 때는 퇴사해서 쉬고 싶고 퇴사했을 때는 조직에 속하고 싶고 바쁜 생활을 하고 싶었다. 인스타에 저장 해놨던 서울에 온갖 카페를 부랴부랴 찾아갔다. 근데 카페들은 막상 가보면 사진만큼 멋있지 않았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 혼자가 아닌 사람들을 보며 더 외로워졌다.
'미국이 더 좋지 않으세요?' 사람들은 나에게 물었다. 나한테는 너무 당연했던 곳이 남들에게는 신기함과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와..엘에이. 너무 좋았겠어요.' 근데 나는 거기가 그닥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 온 것이었다. 오랫동안 만난 사람과 이별한 후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국에 세달을 지내려고 계획했었다. 두달이 훌쩍 지났고 어느새 떠날 날이 다가왔다. 떠나고 싶지 않았다. 직장은 찾을 수 있을지, 친구는 사귈 수 있을지. 그런 고민은 잠시 재치고 나에게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을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휴식이었다. 원래 몇날 며칠 고민하고 친구들과 토론한 수 에 결정을 내리는 내가 하루만에 결정했다.
나에게 너무 새로운 한국이라는곳에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