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나는 하루를 뉴스로 시작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뒤처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이 알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알아야 할 대부분의 일은 결국 내 삶의 반경 안에 있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소식을 다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끊어내자 비로소 조용해졌다.
요즘 세상은 돈의 속도로 움직인다.
가치보다 가격이 먼저 계산되고, 사람보다 조건이 앞선다.
높은 건물과 단단한 벽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듯하지만
그만큼 서로를 멀어지게도 한다.
나 역시 한때는 결과를 빨리 얻고 싶었다.
땀 흘리는 과정은 생략한 채 성과만 바랐던 적도 있다.
하지만 돌아보면 공짜로 얻은 것은 오래가지 않았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만 남았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수확도 없다는 단순한 이치를
몸으로 배우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람은 결국 각자의 삶을 살다 때가 되면 떠난다.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는 선택은
남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잘 사는 것’이
곧 ‘주변에 상처를 덜 남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세상은 점점 자극적이고 빠르게 변한다.
먹는 것, 소비하는 것, 말하는 방식까지 모두 급해졌다.
속도가 붙을수록 마음도 거칠어진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단순해지기로 했다.
해야 할 일은 줄이고, 집중할 일은 선명하게 정했다.
하루 중 잠깐이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든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쌓이면 금세 탁해진다.
몸을 씻듯이 마음도 관리하지 않으면 흐려진다.
그리고 관계를 돌아본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의 말투와 태도는 생각보다 깊게 스며든다.
좋은 향이 은은하게 배듯이, 또는 안개가 모르게 옷을 적시듯이.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맑은 사람들 곁에 머물려고 한다.
결국 삶은 거창한 목표보다 스스로 세운 질서를 지켜가는 일에 가까운 것 같다.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내 안이 정돈되어 있다면 나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요즘 나는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덜 휘둘리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