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말한다. 아 오리 땡긴다.
나는 한국인이고 남편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가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걸 인식할 때가 별로 없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그냥 일상이라 별 다르게 느껴질 게 없고, 가치관은 원체 비슷하니 결혼까지 했겠지. 굳이 말하자면 나는 한국행 비행기표 찾아보기 담당이고 남편은 미국행 비행기표 찾아보기 담당일 때 정도이려나. 점점 얼굴도 닮아가서 입 떼기 전에는 처음 보는 사람들도 국제 결혼인지 모른다.
남편은 매주 뭐가 땡기는 게 많은 편이라 금요일이나 주말 하루 정도는 외식을 할 때가 많다. 보통은 맥도날드, 버거킹 아니면 코스트코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가 많은데, 오늘은 남편이 말한다. "아 이번 주는 오리 먹고 싶다." 그 순간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그래, 차이니즈 아메리칸이었지. 중국어도 전혀 못하는 사람이 껍질을 바삭하게 중국식 구운 오리 요리를 먹고 싶다고 하니, 입맛은 못 속인다는 말이 맞다 싶다. 얼른 구글맵으로 베이징덕 파는 중국요릿집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이번 주는 베이징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