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퇴사 모드
나도 어느덧 부장으로 회사에서 오래 버텨야 하는 상황에 진입했다.
회사에서 부장으로 회사생활 제2막을 잘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최근 1-2년간 회사생활 제2막을 위해 나의 회사생활 모드를 많이 변화시켰다.
변하지 않으면 회사에 있는 시간이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변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 회사에서 열정을 버려야 한다.
업무에 대한 열정도, 사람에 대한 열정도 버리고, 나는 그저 이 조직에 한 명으로 조용히 지내야 한다.
괜히 열심히 일하고 보상해달라고 인정해달라고 챙겨달라고 투정 부리면 안 된다.
후배들을 너무 챙겨줘서도 안되고, 후배들이 나를 챙겨주기를 바라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
업무는 나에게 주어진 일만 적당히 처리하고,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되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회사 내에서 힘들 때 의지할 찐 친구 몇 명 만들어야 한다.
하루하루 잘 보내고 한동안 괜찮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특히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차 한잔 같이하면서 다 툭 털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가끔씩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겼을 때 그 상황에 대해서 같이 투덜거리고 욕해줄 친구.
갑자기 열받았을 때 카톡이나 메신저 보내서 풀어버릴 수 있는 친구.
나는 다행히 친구가 좀 있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의지하면서 그 순간을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하. 지. 만. 가. 끔. 씩 너무 힘들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힘도 없어 혼자 버텨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혼자서도 잘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작은 업무라도 나의 담당 업무가 명확이 있어야 한다.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도 괜찮다. 그럼 그 일을 내가 오래 할 수 있다.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누군가 꼭 해야 되는 그런 일이 좋다.
이런 일을 내가 해야 돼?라고 생각이 들 때 생각을 멈추고 그냥 하면 된다.
부장 월급 받고 신입사원이 하는 일을 하면 수익률 좋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업무평가표에 내가 담당하는 업무라고 명확하게 쓸 수 있는 일은 꼭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이 세가지만 갖춰져도 일단 회사생활 제2막의 시작을 위한 준비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1번 열정을 못 버리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 그들이 빨리 회사에서 열정을 버리고 편해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