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케터로 처음 하게된 업무
MBA 졸업후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가게 되었다. 비서 업무를 했을때 알고 지내던 부장님과 후배의 도움을 받아서 비교적 순조롭게 부서와 업무에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하게된 일은 제품 상품기획 담당자들과 함께 새로운 제품 컨셉을 개발하는 일이었다. 마케팅 부서에서 왠 제품 컨셉 개발을? 당시 막 유행 시작하던 소비자의 니즈에 기반한 신규 제품 컨셉 도출을 시도하는 것을 마케팅 부서에서 먼저 제안하여 상품기획 부서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이미 업계에서 활용하고 있는 프로세스가 있어서 그 프로세스에 따라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제 제품에 적용 가능한 컨셉들을 가려내어 경영진 및 관련 임원들께 보고드리는 것이었다. 실제로 제품에 적용된 사례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흥미로운 업무였다.
처음 업무를 맡게 되면서 뉴욕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워킹맘으로 첫 해외출장 이었다. 아이를 부모님 댁에 맡기고 갔었는데 그때 뉴욕행 비행기에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아마도 워킹맘들 첫 해외출장 갈때 다 비슷할 것이다. 교육 출장이라 힘든 일정은 아니었고, 처음 뉴욕 출장이라 설레기도 했던것 같다.
그룹장이셨던 상무님은 참 좋은 분이셨는데, 그때는 상무님이 왜 그렇게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었는지.. 일도 열심히 해야되지만 상사와의 관계도 회사생활에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참 전략도 방향도 없이 회사를 다녔던 것 같다. 물론 아이 키우면서 정신없이 다니느라 어짜피 전략이나 방향을 고민할 시간도 없다는 핑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주어진 일을 하나씩 배우면서 열심히 하면서 성장했고, 좋은 경력을 많이 쌓아오긴 했으나 뒤돌아 보면 조금 더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참! 이 업무를 하면서 처음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에도 출장을 갔었다. 같이 일했던 후배가 업무를 너무 잘 챙겨서 나는 편하게 다녀온 출장이었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에서 업무 마치고 아웃렛에서 잔뜩 쇼핑을 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분수쇼를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