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아날로그
사노 요코 님의 말이 너무나 위안이 된다.
처음 그녀의 책을 읽었을 때는
'좀 과격하지 않아?'
거리감이 있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정작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이런 말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참고 넘어갔으면 좋았을 일을
끝내 성질 피운 것에 대한
자책의 밤이라든가
억울하고 원통한 일들이
몇 밤을 자고 일어나도
어제처럼 생생해서 괴로울 때
참는 게 이기는 거라든가
슬픔에 허덕이고 있을 때
사람은 누구가 다 겪는 일이라든가
기뻐 날뛰고 있을 때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된다는 말로
기운 빠지게 하기 보다는
마음껏 기뻐하고
슬픔에 홀딱 젖기도 하면서
욕할 일이 있으면 욕도 하고
(물론 마음속으로)
시원시원하게 살라는 것 같아서
일단 속이 시원하다.
속 시원한 대구탕이 따로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이
요즘 트렌드 키워드인지
서점을 가든 폰을 열든 여기저기서
성질을 죽이고
교양 있게 늙어가라고 충고한다.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음.. 난 참 고상한 편이지'라고
내세우기란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니까
그런 글들을 접할 때면
너무 부족하거나 못난 사람인 것 같아
괜스레 주눅 들었는데
피식 웃음이 난다.
그래 뭐...
늘 옳기만 하고
늘 현명할 수만 있나.
올해는 더욱더 말을 아끼고
특히나 조언이나 충고는 깊숙이 넣어두고
그랬구나..
저런...
잘했어!!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많이 들려주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여기 오길 잘 했다.
어디선가 꽃바람이
꿈틀대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아
두리번 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