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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 박하 Jun 27. 2024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이미륵과 후버의 우정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 When injustice becomes law, resistance becomes duty_Thomas Jefferson



독일의 서슬 퍼런 나치시절 대표적 대항단체인 화이트로즈(Weiße Rose)의 쿠르트 후버(Kurt Huber, 1893-1943) 교수와 그의 제자이자 동료였던 이미륵(Mirok Li, 한국본명 이의경, 1899-1950)의 이야기다.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의학을 전공했지만 고국을 떠나야 했고 독일로 유학 와서는 후버의 반나치활동을 지지했다. 그가 나치에 죽임을 당한 이후에도 이미륵은  후버의 후손들을 돌봤다.



이후 이미륵은 독일 뮌헨의 피퍼(Piper) 출판사에서 "압록강은 흐른다"(Der Yalu Fliesst)란 소설을 출간했다. 1946년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전 평화로웠던 어린 시절에서 신교육을 받고 민족의식에 눈을 뜨며 독일에 도착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출간 당시 수려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독일문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 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돼 영문과 국문으로 번역됐고, 독일 교과서에도 실렸다.



나라와 문화 모두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지독한 전쟁과 폭정의 시기에 나름의 방법으로 저항했던 이미륵과 후버는 뜻을 같이한 친구이자 동지였다.


아랫집에 사는 유타할머니는 신문을 읽다 한국에 관한 기사가 있으면 가위로 오려서 우리 집 우체통에 넣어두곤 한다. 한국의 입시제도, 임창동감독의 영화 버닝 등등.

이번에도 나 읽어보라며 사랑스러운 메모를 곁들여  신문기사를 넣어두었다. 90이 다 돼가는 유타는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그녀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다음번 뮌헨 갈 땐 이미륵의 묘지에 꼭 가봐야겠다.



#kurthuber #weißerose #mirokli #widerstand #diezeit

#반나치운동

#항일운동 #이미륵 #이의경 #친절한독일할머니

#만가지여행의이유 #일생에한번은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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